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홈런 소식이 잠잠하다. 8경기째 홈런을 날리지 못하면서 내셔널리그(NL) 홈런 선두를 내줬다. 최근 삼진이 가파르게 늘어난 가운데, 홈런 페이스가 뚝 떨어져 홈런왕과 MVP 수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오타니는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3번째 타석까지 안타가 없었던 오타니는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안타를 날려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타선이 3안타 2득점으로 빈타를 보인 끝에 세인트루이스에 2-3으로 졌다.
오타니는 이날 NL 홈런 선두를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에게 내줬다. 다저스보다 먼저 열린 경기에서 슈와버는 볼티모어를 상대로 투런포와 만루포를 치며 5타수3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전날 38호포로 오타니와 동률을 이룬 슈와버는 이날 시즌 39호에 이어 40호까지 날리며 NL 홈런 선두로 올라섰다. 칼 롤리(시애틀·42개)에 이어 MLB 전체 2위.

슈와버의 멀티 홈런 소식 이후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3회말에는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6회말엔 다시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에 안타를 날리며 4경기 연속 안타는 이어갔지만, 최근 8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무홈런이 시작되기 전 7경기에서 6개의 대포를 날렸던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 오타니의 올 시즌 가장 길었던 무홈런 기간은 10경기다.
오타니는 홈런이 주춤한 사이 삼진이 크게 늘었다. 최근 6경기에서 삼진을 13개나 당했다. 시즌 111경기에서 138개의 삼진을 기록중인데,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삼진율이다.
삼진은 홈런 타자의 숙명과도 같지만, 정교함도 갖춘 오타니의 부쩍 늘어난 삼진은 홈런왕과 리그 MVP 수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6월부터 투타를 겸업하고 최근 이닝을 늘려가면서 타석에서 체력적인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슈와버가 NL 홈런 선두에 타점(94개)은 MLB 전체 1위로 올라서면서 NL MVP 후보로도 본격 이름을 올렸다. 27홈런-29도루로 호타준족에 빼어난 수비를 펼치는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시카고 컵스)의 기세도 만만찮다. 침묵에 빠진 오타니의 홈런포가 빨리 살아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