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사우디에 F-35, 프랑스는 우크라에 라팔 수출…서방세계 신군비경쟁

2025-11-18

#1. “사우디아라비아는 훌륭한 동맹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F-35 전투기를 팔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밝힌 입장이다. 공화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으로 기술 유출이나 핵심 우방국인 이스라엘의 중동 내 군사력 우위 약화 우려에도 미국산 스텔스 F-35 전투기를 사우디에 판매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2. “우크라이나 군대의 현대화와 (러시아) 침략을 억제하기 위해 계속 지원할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같은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향후 10년에 걸쳐 프랑스산 최신예 라팔 전투기 100대 구매를 약속 받고 한 말이다. 프랑스는 올해 2월에도 우크라이나에 프랑스산 미라주2000 전투기 여러 대를 인도했다.

전세계 각국이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 세계가 무기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17일 “많은 지도자들이 이제 평화를 팔고 전쟁을 사야 할 때라고 결론 내린것 같다”고 진단했다.

각국이 적극적으로 군비 확충에 나서는 모습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각국 군비 지출은 전년 대비 9.4% 상승해 역대 최고인 2조 7180억 달러(약 3979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가자전쟁 및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로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지속된 결과다. 폴리티코는 “국방이 외교보다 우선시돼야 한다는 논리 중 하나는 군사력이 잠재적 공격자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방세계가 이런 흐름 속에 대규모 무기 거래를 유치하려는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세력권을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중동 내 경쟁자인 시아파 종주국 이란을 견제할 목적으로 수년간 F-35 도입을 추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 대표적 외교 성과인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국교 정상화)’의 외연을 확장할 목적으로 사우디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도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면서 앞다퉈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SIPRI에 따르면 유럽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전년 대비 17% 급증한 6930억 달러(약 1016조 7000억원)로 집계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게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등 전세계적 군비 증강 움직임을 파고드는 곳이 프랑스다. 유럽 방위 산업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NATO 회원국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에서다. 르몽드도 이날 “라팔 전투기 제작사인 다쏘는 이집트·카타르·인도·그리스·크로아티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세르비아 등 8개국의 주문 증가에 대응하느라 생산 속도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실전 배치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나쁠 것은 없다는 분석이다. 라팔 전투기 구매 의향서 체결 만으로도 러시아와 전쟁 수행 능력을 한 차원 향상 시킨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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