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국방 현대화 이끄는 K-방산 기업들…현대로템· HD현대重·KAI

2025-11-17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한국 방산 기업이 페루의 육·해·공군 모든 분야에서 국방 현대화를 이끌고 있다. 현대로템은 육군 전차·장갑차 분야를 HD현대중공업은 해군 함정·잠수함 분야에서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은 공군 경전투기·훈련기 생산 협력에 나서며 K-방산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함정 공동건조와 잠수함 개발과 조선소 현대화를 통해 페루 해군력과 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KAI’는 훈련기에서 전투기까지 이어지는 항공 전력 현대화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장갑차와 전차 도입과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해 페루를 남미 지상무기 생산기지로 육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 장갑차와 전차로 이어지는 현대로템의 지상 전력 협력

현대로템은 지상 무기 분야에서 페루 육군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STX를 통해 페루 육군에 K808 차륜형 장갑차 30대를 약 6000만달러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향후 후속 물량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현지 조립 및 기술협력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페루 육군은 중기 지상무기 현대화 로드맵을 마련 중이며 현대로템은 이에 맞춰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페루는 2026년부터 2028년 사이 한국에서 K808 장갑차 약 99대 및 K2 전차 약 46대를 도입하고, 이후 2029년부터 2040년 사이에는 현지 라이선스 생산 형태로 K808 약 181대 및 K2 전차 약 104대를 구축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현대로템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약 2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페루 내 조립·생산라인을 설립할 계획이며 현지 부품 조달 비율을 약 30% 이상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해군과 조선소를 동시에 바꾸는 HD현대중공업의 협력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SIMA)와 약 6406억원 규모의 페루 해군 함정 4척 현지 공동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한국 기업이 남미 국가와 진행한 해군 함정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양국 정상과 정부 및 군 관련 기관이 폭넓게 참여한 이른바 팀 코리아 협력을 기반으로 성사된 사업이다.

공동건조 대상은 3400t급 호위함 1척과 2200t급 원해경비함(OPV) 1척, 그리고 약 1500t급 상륙함 2척이다. 모두 페루 국영 조선소 SIMA에서 건조되며 HD현대중공업은 설계와 핵심 기자재 공급 및 기술 지원을 맡는다.

이 사업은 페루 해군 현대화와 조선산업 재건의 중요한 계기로 평가된다. 설계기술 이전과 현지 인력 양성이 포함된 구조며 SIMA 조선소의 생산 역량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리마에 현지 지사를 설립해 기자재 공급과 기술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함정 발주 시 우선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잠수함 공동개발 협력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4년 APEC을 계기로 SIMA 페루와 잠수함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데 이어 2025년 페루 방위산업전시회(SITDEF)에서 MOA(합의각서)가 맺어졌다. 이어 이달에는 울산 본사에서 잠수함 공동개발 및 건조를 위한 LOI(의향서)가 서명되며 협력이 한 단계 더 진전되었다.

개발 대상은 HDS1500을 기반으로 한 1500t급 잠수함이다. 설계에는 약 2~3년, 건조에는 4년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훈련기에서 전투기까지 이어지는 KAI의 항공 협력

한국과 페루의 항공 협력은 KT-1P 기본훈련기 사업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KAI는 2012년 페루 정부와 KT-1P 20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4대는 한국에서 인도됐고 나머지 16대는 페루 항공정비기관 SEMAN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조립 방식으로 제작됐고 KAI 기술진이 조립과 교육을 지원했다.

또한 KAI는 훈련기 도입에 필요한 교육·훈련 지원 체계를 함께 구축했다. 페루 공군은 이후 다양한 훈련 및 국제 행사에서 KT-1P를 운용하며 기체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페루는 한국의 기술이전과 공동생산과 인력양성과 산업 생태계 구축 모델이 동시에 적용되는 대표적 시험장이 되고 있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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