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릴리 딜 이후 다수의 빅파마 미팅 요청"…후속 딜 기대감

2025-11-17

그랩바디-B 플랫폼 적응증 확장 가능성 제시

"글로벌서 BBB 셔틀 강자로 부각되고 있어"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일라이릴리와의 딜을 계기로 내년 초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빅파마들과의 미팅이 여러 건 잡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1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린 기업간담회에서 "2018년부터 저희를 떠돌아다녔던 빅파마들이 릴리와의 계약을 통해 다시 미팅을 해보자고 요청해왔다"며 후속 딜 가능성을 예고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릴리와 총 26억 200만 달러 (약 3조 8236억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릴리로부터 22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로 빅파마의 지분 투자를 받은 사례로 의미가 크다.

릴리는 이번 계약으로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모달리티를 기반으로 복수의 치료제를 개발할 권리를 확보했다. 그랩바디-B 플랫폼은 약물이 뇌혈관 장벽(BBB)을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IGF1R(인슐린유사성장인자 수용체)을 매개 수용체로 활용해 항체의 뇌 도달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이 대표는 "릴리와의 딜이 정확히 어떤 타겟인 지 공개할 수 없지만, 적응증 확장이 가능한 딜"이라며 "릴리의 지분 투자 목적은 근육 딜리버리 확장성에 중요한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중추신경계(CNS) 질환에 집중돼 있던 그랩바디-B 플랫폼은 릴리와의 대형 기술이전을 계기로 근육·비만 등 타 영역으로의 적응증 확장 발판을 마련했다. 파트너사 포트폴리오에 따라 플랫폼 적용 범위를 넓혀갈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평가다.

이 플랫폼의 확장성은 사노피가 개발 중인 파킨슨병 이중항체 치료제 'ABL301'(SAR446159)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에 지난 2022년 기술이전한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그랩바디-B 기술이 적용됐다.

이 대표는 "사노피와의 딜 이후 임상 1상 결과를 통해 BBB 셔틀의 안전성을 확보했으며, 유효성은 다음 임상에서 입증될 것"이라며 "지난 4월 GSK와의 딜을 통해 그랩바디-B 플랫폼의 위상을 높였다면, 릴리와의 딜을 통해 IGF1R와 BBB셔틀의 비전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노피, GSK, 릴리로 이어지는 세 차례의 딜을 통해 그랩바디-B 플랫폼이 초기에 제기됐던 회의론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재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만 두 건의 기술이전 빅딜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앞서 지난 4월 GSK와 최대 21억4010만파운드(약 4조1000억원) 규모의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에서 BBB셔틀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며 "2023년도만 하더라도 에이비엘바이오가 BBB셔틀을 하는 것에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있었고, 국내 필드에서도 의문을 제기했었다. 이제는 임상 검증과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항체 뿐만 아니라 다른 모달리티로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이날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ADC'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했다. 미국에 설립한 현지 자회사 네옥 바이오와의 신규 CEO가 선임됨에 따라 차세대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력하겠다는 목표다. 파트너사인 컴파스 테라퓨틱스와 개발 중인 담도암 2차 치료제 'ABL001'에 대한 기대도 걸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받는 링크드인이나 이메일 텍스트를 보면, 에이비엘바이오가 릴리와의 딜을 통해 글로벌 회사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체감한다"며 "지금까지는 비임상과 임상 1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하지 않으면 살기 어렵다는 미션이 있었으나, 이제 후기 임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임상 1상을 마무리 짓고 1조에 달하는 업프런트(선불계약금)를 받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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