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영업점도 수도권 중심…농어촌 금융공백 더 커진다

2025-06-02

디지털금융의 확산으로 은행 점포 폐쇄가 가속되는 가운데 저축은행·신협·농협 등 비은행 금융기관마저 영업점을 줄이면서 금융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 고령층과 농어촌지역 주민 중심으로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점포 폐쇄 시 더욱 정교한 사전영향평가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5월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 경영 효율화와 포용금융을 위한 은행의 과제’ 심포지엄에서 “은행들이 비은행 금융기관이나 우체국 등 대체 채널이 있다는 이유로 점포 폐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비은행 점포 역시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오히려 금융 접근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저축은행 점포는 2014년 324개에서 2024년 259개로 감소했고 상호금융기관도 수도권 외 지역에서 점포를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비은행 금융기관은 은행과 달리 점포 폐쇄 시 사전영향평가나 대체 서비스 제공 의무가 없어 금융 사각지대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실정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의 사전영향평가는 고객의 이동 거리나 대체 서비스 여부 등만 제한적으로 다루기에 실질적인 영향 분석이 어렵다”며 “고객이 어떤 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했는지, 점포 폐쇄가 경제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업점 폐쇄가 야기하는 지역 불균형 사례도 소개됐다. 2024년 호주 의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영업점이 줄어드는 지역에선 주민의 금융사고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융 접근성이 낮아지면 지역의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사업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지역경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디지털 혁신 속에서도 사회적 취약계층과 지역 균형을 고려한 ‘전략적 점포 재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류현주 기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