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입 소비재 산업이 더 큰 효과

2025-06-03

인공지능(AI)이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과 소비, 투자를 끌어올리는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노동 집약 산업보다는 소비재 산업에서의 생산성 향상 폭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AI 도입 촉진 정책이 보다 정밀한 방향 설정을 요구받고 있다.

이냐키 알다소로 등 국제결제은행(BIS) 소속 연구진들은 3일 한국은행이 개최한 BOK국제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결과가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AI가 주로 반복적인 육체노동에 영향을 미친 것과 달리 인지 능력이 요구되는 직무까지 자동화가 가능해 노동시장 전반에 광범위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기술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경제주체가 미래 생산성 향상을 ‘예상하는 경우’(예측 시나리오)와 ‘예상하지 못하는 경우’(비예측 시나리오)로 나눠 진행해 파급 효과를 각각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두 시나리오 모두 GDP와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특히 GDP는 약 35% 가까이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기 경로는 달랐다. 예측 시나리오에서는 가계가 미래 소득 증가를 예상해 소비를 평탄화하는 반면 비예측 시나리오에서는 소비가 초기부터 가파르게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투자 역시 장기적으로는 증가하지만 예측 시나리오에서는 기업이 미래 생산성 향상을 고려해 투자를 미루며 초기 투자 급락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본 축적이 지연되고 단기 GDP 상승 폭도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산업별 분석에서는 노동집약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AI 도입에 따른 부가가치 증가 폭이 작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도입 이후 실질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져 상대적으로 생산성 증가폭이 작았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노동집약 산업은 여전히 많은 인력이 필요하므로 인건비 증가가 생산비용을 압박한다는 얘기다.

소비재 산업에 AI가 집중될 경우 노동이 자본재 산업으로 이동하고 생산량이 증가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나 경제 전체 생산성이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자본재 산업에만 집중될 경우 총생산과 인플레이션 반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적 시사점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AI 도입을 촉진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고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인구 고령화, 리쇼어링, 공급망 재편 등에 따른 장기적 수요 위축을 상쇄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책을 수립할 때 소비재 산업 중심의 AI 확산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에서 마르코 델 네그로 미국 뉴욕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구자문위원은 기후 변화 대응(녹색 전환)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중앙은행 정책 결정자는 녹색 전환이 유발하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잠재성장률 달성 사이의 상충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녹색 전환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 하락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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