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경기도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19명 중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카우트의 관심을 끄는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 지명됐던 외야수 신우열(23)이었다.
2001년생 신우열은 배재고를 졸업한 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고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특이한 이력의 선수다. 먼저 미국 대학에 입학한 뒤, 2023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6라운드에서 지명돼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뛰었다. 두 시즌간 크게 주목받지 못한채 최근 방출된 신우열은 이번에 다시 한 번 KBO리그 문을 두드린다.
탬파베이 연습복을 입고 등장한 신우열은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잘 아는지, 여유있게 워밍업을 하며 트라이아웃을 소화했다. 트라이아웃 직후 만난 신우열은 “준비를 많이 한다고는 했는데 소속팀 없이 개인 운동으로 준비해서 어려움도 있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보여드렸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자리라서 항상 아쉬움은 남는 것 같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신우열은 한국에서 운동할 때마다 찾았던 잠실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운동을 해왔다. 기술적인 부분은 모교인 배재고등학교의 배려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우투우타인 신우열은 182㎝로 큰 키는 아니지만 근육질의 단단한 체구를 자랑한다. 이번 시즌 KT의 중심타자로 자리매김한 안현민을 떠올리게 하는 체격 조건이다.
5년이 지나 다시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신우열은 “미국에서 많이 배웠다. (싱글A)1년차 때는 지도자들이 하는 말을 다 들으려다 길을 잃은 부분도 있는데, 내 자신을 어느 정도 알고 나서는 필요한 부분을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신우열은 자신을 더 성장할 수 있고, 적응력이 뛰어난 선수로 어필했다. 그는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하면 부족한 점이 많은 선수라고 볼 수 있지만, 저는 그런 단점을 계속 메워나갈 수 있다. 감독님과 팀이 원하는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선수들과 경쟁한 것도 나만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다른 문화권의 야구를 접한 것도 크다. 어떤 새로운 공을 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신우열은 KBO리그에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분류된다. 신우열은 “어릴 적 선수들이 열심히, 빠르게 뛰는 모습을 보며 야구를 좋아했다. 그런 초심을 잃지 않겠다. 지명을 받는다면 땅볼을 치든, 뜬공을 치든 매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소박한 목표를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