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은 16일 잠실에서 KIA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9회초 역전을 당했는데, 9회말 대타 김인태가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3-2로 이겼다.
이날 1군 데뷔전을 치른 프로 4년 차 우완 윤태호(22)가 일등공신 중 1명이었다.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최승용이 손톱 부상으로 교체됐고, 윤태호가 3회초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갑작스러운 프로 데뷔전이었지만 4이닝 1안타 무실점 눈부신 호투로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윤태호의 기대 밖 호투로 두산은 경기 막판까지 실점을 최소화하며 KIA에 앞설 수 있었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은 17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윤태호에 대해 “편한 상황에서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어제는 사실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정말 아름다운 피칭을 해줬다”고 말했다. 조 대행은 “(3회초) 첫 타자부터 정타를 허용했는데 그렇게 외야로 가는 타구들이 2~3개 잡히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중간중간 섞은 변화구도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가면서 더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태호는 지난 13일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두산 불펜 박치국이 외조모상으로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였다. 그전까지 1군 기록 하나 없는 투수였지만 조 대행은 콜업 당시부터 큰 기대를 표시했다. 지난해 교육리그 당시 윤태호에게 받은 인상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다. 조 대행은 이날도 윤태호에 대해 “교육리그 당시 임팩트가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그래서 윤태호의 피칭을 빨리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데뷔전 결과가 워낙 좋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기대가 더 커졌다. 조 대행은 “윤태호는 앞으로 쓰임새가 더 다양해질 것”이라며 “선발 유형인지 아니면 불펜에 좀 더 적합할지 판단하는 시간을 좀 가지려고 한다. 급하게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두산은 후반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리그 9위다. 현실적으로 5강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오명진, 박준순 등 야수진에서 모처럼 새 얼굴들을 발굴한 건 큰 소득이다. 지난 시즌 이미 어느 정도 세대교체를 이뤘던 마운드에도 최민석이라는 신예가 새로 가세했다. 여기에 윤태호까지 꾸준히 1군에서 활약해 준다면 두산 전력은 한층 더 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