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에이스’ 송성문, 서른에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할까

2025-08-18

송성문(29·키움)이 이번 시즌 종료 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팅을 신청한다. ‘메이저리거 사관학교’로 불리는 키움이지만 송성문의 경우는 그 양상이 사뭇 다르다. 서른을 앞둔 늦깎이 에이스인데다가 ‘6년 120억’ 초대형 비FA 계약을 체결한 직후다. ‘도전’보다는 ‘시도’의 성격이 강하다.

송성문은 지난 17일 “이번 시즌 끝나고 MLB 포스팅 신청을 해 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커리어 하이를 찍은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미국 진출설이 돌았지만 본인이 직접 구체적인 의사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성문은 지난 6월에는 “냉정하게 나는 MLB에서 뛸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라며 “한국에서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김하성 등 미국에 진출한 키움 출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동기를 얻었다. 김하성은 송성문에게 “밑져야 본전이니 빅리그에 도전해보라”라고 조언했다.

송성문은 지난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단련해 단단한 몸을 만든 이후 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2015년 데뷔 후 9년 만에 커리어 하이를 찍은 그는 올해 20홈런-20도루를 찍으며 경기력을 유지 중이다. 지난 시즌 김혜성(26·LA 다저스)을 보러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송성문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허승필 키움 단장은 “송성문은 뛰어난 피지컬을 타고난 선수는 아니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체지방률을 10% 아래로 떨어트린 선수다”라며 “만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키움 선수들에게도 롤 모델이 될 수 있기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허 단장은 송성문의 경쟁력을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루 수비가 최상급은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송성문이 가진 모든 기량이 중간 이상은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방면으로 고른 실력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MBC SPORTS+에서 MLB를 중계하는 송재우 해설위원은 “송성문은 타격 정확도와 장타력, 주루 플레이, 수비가 전부 나쁘지 않다”라면서도 “메이저리그 기준에서는 한 가지 확실하게 내세울 툴이 없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송 해설위원은 올해 다저스에 입단한 김혜성을 예시로 들면서 “김혜성은 장타력은 떨어지지만 스피드와 타격 정확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고른 실력을 지닌 선수를 선호하는 팀이라면 송성문이 매력적인 선수가 될 수 있지만 ‘한 가지 내세울 게 없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도 걸림돌이다. 김하성과 이정후, 김혜성은 모두 20대 중반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송 해설위원은 “30살에 메이저리그에 가려면 즉시전력감이 돼야 한다”라며 “미국에 가서 성장할 시간적 여유도 없고 계약 기간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송성문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이유는 내년부터 키움과의 6년 총액 120억 원의 계약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에 실패한다 해도 팀에 남아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든든한 ‘보험’이 있다. 송성문의 이번 도전이 ‘밑져야 본전’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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