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젠슨황 '부자보이즈' 무대 된 깐부치킨, 기업가치는 얼마[이충희의 쓰리포인트]

2025-10-31

“우린…깐부잖아”

넷플릭스 히트작 오징어게임 속 명대사입니다. 극중 오일남은 성기훈에게 “깐부 끼리는 네 거 내 거가 없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성기훈에게 구슬을 넘기고 자신은 죽음을 택하죠.

드라마 속 명대사 한 마디가 나비 효과가 돼 2025년 가을, 브랜드 가치가 ‘떡상’하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에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인공지능(AI) 시대의 아이콘,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을 벌였죠.

글로벌 무대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는 한국식 치맥 문화와 역대 최고의 K 콘텐츠로 평가 받는 오징어 게임의 명대사, 이 콜라보가 깐부치킨에서 무척 재미있는 서사를 만들어 냈습니다. 잘 지은 이름 하나로 ‘부자보이즈’의 회동 무대가 된 깐부치킨은 한국을 넘어 방송과 SNS를 타고 전세계인들에 큰 홍보 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쓰리포인트의 주인공은 깐부치킨입니다. 설립 이래 회사의 역사와 최근 실적, 향후 전망,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회사의 기업가치 등을 소개해 드립니다.

①동네치킨집이 프랜차이즈로…개인 지분 80%

깐부치킨은 2006년 10월 김승일 대표가 경기도 용인시에서 첫 매장을 연 동네치킨집이었습니다. 회사는 브랜드명 의미에 대해 “어린시절, 새끼손가락 마주 걸어 편을 함께하던 내팀, 짝궁, 동지를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김 대표는 2008년 주식회사 깐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그해 경기도 화성시에서 가맹 1호점을 오픈했으며 현재는 전국에 약 182개 지점을 둔 비교적 큰 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2023년엔 필리핀에서 가맹 1호점을 열며 해외 진출의 신호탄도 쐈습니다. 지난해엔 일본 도쿄에 상륙해 현지에서 첫 가맹점을 열었고요. 한국식 치킨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어 해외 진출은 점차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현재 김승일 깐부 대표는 비상장사인 이 회사의 주식 8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20%는 회사가 직접 소유한 자기주식이죠. 즉 김 대표가 이 회사를 100% 소유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②최근 10년 실적 제자리, 지난해 영업익 49억

㈜깐부는 본격적으로 가맹점을 확장하던 2010년대 초반 실적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50호점을 돌파한 이래 2년 만인 2012년 100호점을 넘어섰고 2013년엔 200호점을 찍으며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2014년 깐부의 연간 매출은 321억 원, 영업이익은 43억 원, 당기순이익은 33억 원으로 기록됐습니다. 가맹점 수가 급증하자 본사의 실적도 급성장세를 보인 것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최근 10년 간 전혀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치킨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맹점 수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죠.

최근까지 매년 200억 원대 매출과 5억~3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중입니다. 지난해엔 매출액 292억 원, 영업이익 49억 원을 내면서 비교적 선방했으나 여전히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실적은 기본적으로 가맹점 수가 급증하는 시기에 크게 오른다”며 “깐부치킨은 가맹점 수를 늘리지 못하던 시기부터 매출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③전설로 남을 '치맥 서밋', 브랜드 가치 크게 올려

김 대표는 회사가 가장 잘 나가던 시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던 2015~2016년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후보자와 협상도 벌였습니다. 당시 최대 매각가로 500억 원이 거론됐었는데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약 40억 원 대비 12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만약 김 대표가 다시 매각을 생각한다면 현재 이 회사는 얼마의 몸 값을 책정 받을 수 있을까요. 성장세가 주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 대비 후한 몸 값을 받기가 힘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얼마 전 경영권 매각이 추진됐던 동종 기업의 몸값과 비교해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또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의 최대주주는 올 상반기까지 필리핀의 졸리비에 회사를 매각하는 협상을 벌였는데요. 기업가치는 최대 2000억 원이 거론됐습니다. 노랑통닭은 지난해 매출액 1067억 원, 영업이익 127억 원을 냈습니다. 같은 기간 깐부의 약 3.7배, 2.6배 수준입니다.

이번 이재용·정의선 회장과 젠슨황 CEO의 치맥 서밋을 계기로 깐부가 다시 전성기를 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전세계 최고 기업을 이끄는 시대의 아이콘과 한국 최고 재벌 총수들의 회동 장소가 된 이곳은 훗날까지 회자 될 스토리텔링을 남겼기 때문입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와 홍보 효과를 계기로 깐부치킨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며 “기회를 잘 살린다면 해외 가맹사업을 확대할 수 있고 이는 향후 기업의 밸류에이션 평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충희의 쓰리포인트를 구독해주세요! 3점슛 같은 짜릿한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