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의 CEO를 지낸 패트릭 겔싱어가 ‘크리스천 AI’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는 인텔에서 퇴직한 후 교회 업무 자동화, 교인 관리, 신앙 상담 챗봇 같은 종교단체용 AI 도구를 만드는 ‘글루’라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회사에서 기독교 가치관을 반영한 AI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겔싱어는 AI의 발전이 인쇄술처럼 인류 역사를 바꿀 종교적인 기회라며, 또 하나의 구텐베르크 혁명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전한 가디언도 지적하듯, 그의 종교적 행보는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불고 있는 종교 바람의 한 예다. 최근 몇 년 사이, 벤처 투자자나 창업가 중에 기독교 신앙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거나 기술과 신앙을 결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페이팔과 팰런티어로 유명한 피터 틸. 그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적그리스도(Antichrist)’를 주제로 비공개 강연을 네 번이나 열어서 기독교의 종말론과 신학, 정치, AI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서 화제가 되었다. 그가 생각하는 적그리스도는 세계 단일정부가 AI 규제를 추진하는 세력이고, 심지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적그리스도라고 주장한다.
기독교에서 적그리스도는 세상의 종말과 관련이 있지만, 정작 틸은 인류가 AI나 기후변화, 출산율 하락, 핵전쟁으로 인한 종말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틸의 주장을 들은 사람들은 그가 젊은 시절에 좋아하던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흉내를 내고 있을 뿐,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만큼 다양한 주장을 뒤섞으면서 자기가 가진 모순된 세계관을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틸이나 겔싱어 같은 사람들이 갑자기 종교에 귀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기술의 빠른 성장과 업계에 밀어닥치는 변화의 바람 속에서 정작 변화의 주체에 해당하는 사람들도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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