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문도 허사였다”···6일 연속 야간근무 SPC 노동자 또 숨졌다

2025-11-13

이 대통령, 잇단 ‘끼임사고’ 질책

‘SPC삼립 시화공장’서 두달 만에

생산직 과로 추정 산재 사망사고

사측 야간노동 3시간 줄이는 대신

토요일 출근시켜 주6일제 만들어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했던 SPC삼립 시화공장 노동자가 6일 연속 야간근무를 마친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노동계는 “SPC는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노동자힘내라 공동행동, 정의당은 13일 오전 경기 시흥 SPC삼립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방문하고 불과 두달 만에 과로로 추정되는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며 “SPC는 산업안전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고 장시간 노동을 멈추기 위해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9월 27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일하던 60대 생산직 노동자가 6일 연속 야간근무를 마친 후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SPC삼립 공장은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해 SPC 계열사에서 반복되는 산재 사고를 질책했던 곳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노사간담회를 열고 장시간 야간노동과 저임금 구조 등을 지적했다. 이후 사측은 생산직 노동자의 8시간 초과 야간근무 폐지 등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불과 2달 만에 또 다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SPC는 기존 ‘12시간 맞교대’에서 ‘3조 3교대’로 바꿨는데, 주5일제 근무가 주6일로 바뀌면서 오히려 노동자들의 휴식 시간이 줄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영 화섬식품노조 SPC삼립지회장은 “회사는 대통령의 방문 이후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겠다며 야간노동시간을 3시간 줄였고, 줄어든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토요일 출근제도를 도입하여 주6일 근무를 하게 됐다”며 “임금은 줄고 1주일에 6일을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장근로와 야간근로가 불가피하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허영인 회장은 지난 5월 산재 발생 당시 4조 3교대 시범운영을 약속했지만 여태껏 이행하지 않았다”라며 “대통령이 다녀가자 3조 3교대를 도입했지만, 주 5일을 염두에 둔 4조 3교대 약속보다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다녀가니 노동시간 줄이는 시늉만 취하고, 뒤로는 노동자들을 더욱 가혹하게 쥐어짜는 것이 SPC의 두 얼굴”이라고 비판했다.

SPC삼립 공장에서는 지난 5월에도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과 2023년 8월 샤니 성남공장에서도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현재순 화섬식품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SPC는 내년 4월이나 돼야 인원을 늘리겠다는데, 그 사이에 또 사망자가 나오면 어쩌려고 그러나”며 “지금 당장 임금을 보존하는 3교대 주 5일제를 시행하는 것이 근본대책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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