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적] 민주노총 30년, 여전한 ‘전태일들’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13일 전태일 추도식이 열린 마석 모란공원을 찾았다. 55년 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몸을 불살랐던 전태일, 세상은 ‘산업화의 그늘에 가려진 노동자를 드러낸 불꽃’으로 전태일을 기억한다. 권 지도위원은 올해만큼은 전태일을 다르게 추모하고 싶다고 했다. 먼지 속에서 하루 15시간 일하는 어린 노동자를 애처로워하고 버스비를 털어서 산 풀빵을 여성 시다(여공)들에게 나눠줬던 그 청년 재단사를 소환했고, “가장 아프고 낮은 곳을 향했던 그 마음이 지금 우리가 실천해야 할 전태일 정신”이라고 했다. 그렇게 산 전태일의 분신 이후 어린 ‘여성’들은 더 이상 전태일의 ‘불쌍한 여공’에 머물지 않았다. 동일방직·반도상사·YH무역 노조운동은 ‘0번 여공’으로 불리던 이들을 자존감 넘치는 노동자로 만든 사건이었다.
55년 전 전태일이 낸 길이 새로운 세상을 열었지만, 현실은 지금도 참혹하다. 법 밖의 노동자들이 잇딴 과로사로 쓰러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직접 찾아 산업재해 문제를 지적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지난달 4일 60대 노동자가 과로사한 게 뒤늦게 알려졌다. 대통령이 방문한지 불과 두달 만에 6일 연속 야근하다 일어난 산재다. 11시간 고강도 업무에 시달렸던 30대 쿠팡 택배기사가 10일 제주에서 숨진 사고도 있었다. 쿠팡·SPC 사업장 말고도 일용직이라서, 개인 사업자라서, 산재 관련성이 입증되지 못한 채 ‘개인의 잘못’으로 끝난 억울한 죽음들이 얼마나 많았나. 업체 위탁이라는 외주화 속에서 고통받는 학교비정규직, 값싼 희생으로 취급받는 돌봄 노동자, 빈번한 임금체불에 불안한 건설·하청 노동자들에게 55년 전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한 전태일의 외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거쳐 1995년 출범한 민주노총이 올해 서른살이 됐다. 민주노총은 창립 30주년인 11일 “임금노동자뿐 아니라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같은 울타리 밖 노동자와 더 넓게 연대하겠다”고 했다. 가장 아프고, 낮은 곳을 향했던 55년 전 전태일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일테다. 여전히, 손 내밀고 대변할 ‘전태일들’이 이 땅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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