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에 수비까지 무너지며 최근 10경기 3승 7패
박진만 삼성 감독 "어떤 팀을 만나도 쉽지 않은 상황"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때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선두권을 위협했던 삼성이 6월 들어 급격히 무너지며 순위가 7위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와 달리 올여름 반등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우려가 크다.
삼성은 5월에 12승 14패(승률 0.462)로 월간 8위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9승 13패(승률 0.406)로 월간 성적 9위에 머물렀다. 최근 10경기에서도 3승 7패에 그치는 등 반등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 마운드와 타선, 수비 모두 흔들리며 8위 NC에 단 1경기차로 쫓기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마운드다.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부진하며, 지키는 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6월 팀 평균자책점은 4.85로 전체 9위를 마킹했다. 1위 SSG(3.36)와는 무려 1이 넘는 차이. 6월 들어 선발 자리를 책임져줬던 아리엘 후라도(4.56), 원태인(4.68), 최원태(4.87), 대니 레예스(5.19)가 모두 4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불펜 상황은 더 심각하다. 베테랑 오승환, 심창민, 김재윤이 동시에 부진에 빠지며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무리로 전환한 이호성, 중간을 맡고 있는 김태훈과 배찬승이 분투하고 있으나, 백정현의 이탈이 뼈아프다. 불펜 전환 후 2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하며 안정을 더 했던 그는 어깨 통증으로 지난달 7일 이후 전력에서 빠져 있다.
마운드가 무너진 삼성은 올 시즌 역전패 최다 2위(19패)를 기록 중이고, 지난달에도 13패 중 6패가 역전패였다. 올 시즌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리그 최다 19패를 당했고, 7회 이후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경우도 3경기나 된다.

타선도 부진과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다. 팀 월간 승률이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5, 6월 동안 팀 타율은 0.252로 9위에 머물렀다. 김지찬(0.232), 이재현(0.221), 김영웅(0.200) 등 주전급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대신 박승규(0.333), 양도근(0.289) 등 백업 선수들이 분투하고 있지만 밸런스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어느새 리그 홈런 순위 공동 3위(15개)까지 치고 올라오며, 가장 타격감이 뜨거웠던 박병호도 내복사근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리그 타격 1위 김성윤도 지난 26일 한화전에서 오른쪽 무릎 뒤 힘줄에 문제가 생겨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10경기 타율 0.100이었던 김영웅은 지난 20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된 뒤 아직도 복귀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 키움과의 주말 3연전은 삼성의 총체적 난국을 여실히 드러낸 시리즈였다. 마운드 불안, 타격 침체,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3연패를 당했고, 키움에 시즌 첫 스윕승을 헌납하는 수모를 겪었다.

1차전에서는 선발 최원태가 5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지만, 불펜인 이승민-육선엽-이호성이 3실점을 만들며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했다. 타선도 단 1개의 안타만을 기록하며, 키움의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2차전에는 투·타와 함께 수비까지 무너져 자멸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선발로 나섰지만 1회부터 야수들이 2개의 실책을 범했고 흔들린 원태인은 5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6안타를 치고도 득점에 실패하며 0-9 영봉패를 당했다.
마지막 3차전은 왜 삼성이 하위권으로 떨어졌는지를 보여줬다. 선발 이승현이 1회부터 3실점으로 2이닝도 채우지 못하며 강판당했고, 이때부터 삼성의 박진만 감독은 총 6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등 무리한 운영이 이어졌다. 내야진도 1루수 르윈 디아즈를 제외한 모두가 실책성 플레이를 보이며 스스로 자멸했다. 타선은 앞선 2경기와 달리 7점을 합작했지만, 점수를 벌릴 수 있는 찬스에서 병살과 땅볼 아웃으로 물러나 추가점을 만들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최악의 6월을 맞이했다. 박진만 감독은 6월을 돌아보며 "솔직히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심경을 털어놨다. 키움전 연패에 대해서는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아 어떤 팀을 만나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열흘 남은 상황에서 삼성은 최대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상위권 팀과의 승차를 좁혀놔야 한다. 지난 시즌 삼성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전통적으로 강했던 8월 반등에 성공, 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여름 역시 부상자 복귀와 핵심 선수들의 반등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올 시즌 후반기 역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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