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6월 보낸 롯데 히어로
전소속팀도 급성장 베경 관심
이적 뒤 달라진 수비동작 흔들
전민재 반등폭이 팀 동력 열쇠

롯데 유격수 전민재는 지난 27일 사직 KT전 2회초 2사 1·2루에서 김민혁의 중간 바운드 땅볼을 처리하다가 포구 실책을 했다. 주춤하듯 전진하지 못하고 바운드를 맞추다가 애매한 높이에서 글러브를 갖다 댄 것이 결과적으로 아쉬웠다. 28일 KT 5회 2사 1루에서는 배정대의 땅볼을 잡아 1루에서 아웃시켰지만 비디오판독까지 거쳐야 했다. 반 박자 앞으로 나오지 못한 것이 접전 상황을 허용한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 말 롯데가 두산과 2대3 트레이드를 추진할 때만 하더라도 먼저 주목받은 이름은 두산에서 셋업맨으로 뛰던 우완 정철원이었다. 정철원과 함께 롯데로 이적한 전민재는 카드를 맞추는 사이 결합된 후순위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즌 개막 이후로는 구도과 달라졌다. 롯데는 몇 년간 목말랐던 공수겸장 유격수를 전민재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백업 내야수’라는 타이틀로 전민재를 보낸 두산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민재가 이적 뒤 급성장한 배경을 놓고 두산 내에서도 이런저런 분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중 하나가 수비에서의 변화였다. 전민재는 유격수로 고른 자질을 갖추고 있었지만, 때로는 앞으로 달려 나와 바운드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움직임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올시즌은 그러한 장면에서 빠른 판단과 실행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전민재가 수비에서부터 업그레이드되며 타석에서도 여유를 얻어 공수 모두에서 시너지를 낸다는 게 주요 시각 중 하나였다. 그 과정에서 롯데 김민호 수비코치의 열의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전민재는 주말 KT전에서 이를테면 과거의 나쁜 습관이 다시 보이는 듯한 수비를 했다. 수비에서의 흔들림 때문인지 타석에서도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전민재는 지난 28일 현재 올시즌 타율 0.321를 기록하고 있는데 6월 이후 타율은 0.197까지 떨어져 있다. 또 올시즌 실책 11개 중 4개를 6월에 기록했다.
최근 전민재의 페이스 저하 원인은 스태미너로 귀결되고 있다. 전민재는 2018년 프로 입단 뒤 지난해 1군 100경기에 276타석에 들어서면서 최다 출전 이력을 남겼다, 그런데 올해는 올스타브레이크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240타석을 넘어가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민재의 스태미너 흐름을 유심히 보고 있다.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도 전민재 얘기에는 비슷한 해석과 처방을 보는 듯한 뜻을 밝혔다.
전민재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고비다. 리그 정상급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성장을 하려면 넘어서야 할 필수 과정이기도 하다. 원기를 회복하든, 피로를 이겨내든 사이클 등락 폭을 줄일 수 있는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내야 한다.
언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전민재가 다시 설레는 이름의 전민재로 돌아올지 예단은 어렵다. 단 하나 확실한 롯데의 올시즌 출발이 전민재로부터 힘을 받았던 만큼 끝맺음도 전민재로 인해 작잖은 폭 달라질 여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