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교관으로서의 특권 중 하나는 주재국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이다. 업무를 위해 꼭 필요하기도 하지만 보고, 먹고 이야기를 들어봐야 그 나라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너무 좋은 기회로 지난주 전라북도를 방문하여 군산, 변산 그리고 고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지역 지도자들과 학자들, 그리고 기업들과 영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전북 시민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논의했다. 결론적으로 전북은 영국이 한국과 협력을 희망하는 많은 부분에서 있어 핵심 지역이다.
먼저 김관영 전북 도지사가 일자리 창출 및 경제 부흥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전은 수년간 영국이 쌓아온 관련 경험과 매우 유사하여 양국 간 협력 기회를 제시하였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산업 성장 그리고 2036 올림픽 유치에 대한 논의는 전북의 막대한 경제적 잠재력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의 의지를 보여줬다. 영국 세레스파워와 두산퓨어셀이 합작하여 올해 완공 예정인 연료전지 생산 시설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영국-전북 협력의 방증이며, 앞으로 더 많은 협력 기회의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로 확인한 영국과 전북 공동의 목표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었다. 부안 고창에 있는 해상풍력 실증단지 방문과 군산국립대 교수들과 만남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특히 해상풍력 확대를 통한 경제 성장에 대한 공통된 목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영국에는 이미 15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에너지가 발전되고 있고 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내수시장을 통해 영국 기업들은 해상풍력 기술 및 공급망, 특히 해상풍력 단지 개발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전라북도는 이제 4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을 직접 주도하게 될 예정이다. 4 기가와트는 수많은 기회를 의미하며, 이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게 될 기업 유치이다. 이번 방문을 마무리하며 영국과 전북의 의미 있는 경험 공유, 그리고 영국 기업들의 전북 해상풍력 산업 확대 참여 기회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영국과 전북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로웠다. 전북의 전력망 확충 및 관련 인프라 구축에 대한 문제점들은 영국에서도 똑같이 논의되고 있다. 개발 지연,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 새로운 인프라 구축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모두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영국의 신새생에너지 시장은 이미 성숙단계로 2024년 풍력은 영국 전체 에너지의 26%를 조달했다. 하지만 영국 또한 아직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와 AI 같은 미래 산업들의 빠른 전력망 연결 및 청정에너지 공급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RE100 등의 국제 캠페인이 투자유치에 주는 영향 또한 확실하다. 공동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영국과 전북이 함께 노력하고 서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부임 후 어느 곳을 방문하든지 느껴지는 강력한 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교류는 영한 글로벌 전략적 동맹 관계의 주축이 된다. 전북에서의 경험이 이러한 생각에 다시 한번 확신을 가지게 해주었다. 기후변화 대응 방안, 인구 감소, 2012 런던올림픽과 같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같은 생각과 방향을 바라보는 전우의 느낌을 받았다. 고창군수가 취브닝 (영국정부) 장학금을 통해 영국 버밍험 대학에서 유학했던 이야기는 매우 기분 좋은 놀라움이였다.
이번 방문은 앞으로 있을 수많은 협력 기회, 특히 청정에너지 확대와 자연환경 보호 동시 추진의 목표를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가족들과 함께 이 지역 문화유산과 해안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 재방문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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