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속한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판도가 요동친다.
지난 4월29일 이후 줄곧 지구 선두였던 다저스가 108일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다저스는 14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LA 에인절스에 5-6으로 졌다. 에인절스와의 3연전을 모두 내준 다저스는 최근 4연패다.

다저스는 특히 이날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31)가 선발 등판했는데도 져 여파가 크다. 오타니는 4와 3분의 1이닝 동안 공 72개를 던졌다. 시즌 최다 이닝 및 투구 수다. 삼진 6개를 잡고 안타는 2개만 내줬지만, 4실점 해 평균자책점은 2.37에서 3.47로 뛰었다. 오타니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만 해도 다저스가 5-4로 앞섰지만, 불펜진이 8회 2점을 내줘 역전패했다.
다저스의 최근 부진은 주전의 부상과 불펜진 균열, 핵심 타자의 슬럼프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다. 오타니가 홈런 43개(NL 1위)로 분전하고 있지만, 투타를 오가며 팀을 혼자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상황이 더 안 좋다. 홈 경기 기준 최근 11경기 연속 4득점 이하로 타선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서도 그랬다. 이정후가 7회말 시즌 10호 3루타(NL 2위)를 치고 나간 뒤 후속 타자 희생 플라이 때 홈을 밟은 게 이날 유일한 득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1-11로 졌다.
최근 5연패의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59승62패, 4할대 승률(0.488)이다. 지구 2위 다저스에 한참 뒤진 3위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요원해지자 구단은 마무리 카밀로 도발(28)을 뉴욕 양키스로 보내고 유망주들을 받는 등 경쟁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대조적으로 샌디에이고는 승승장구했다. “지구에서 언더독 역할을 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최근 5연승으로 다저스마저 제치고 지구 선두로 나섰다. 지난달 4일까지도 다저스에 9경기 뒤졌는데, 40여일 만에 순위를 뒤집었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중간에 팀 리빌딩도 단행했다. 지난달 유망주 13명을 내주고 마무리 투수 메이슨 밀러 등 즉시 전력감 7명을 데려왔다. 구단이 “이번 시즌 우승”으로 방향을 틀면서 결단한 윈 나우(win-now)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
오는 16일 시작하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3연전이 지구 선두 경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 결과에 따라 다저스가 2게임 차 선두로 다시 올라설 수도, 샌디에이고가 2위 다저스와 간격을 4경기 차로 벌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