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 견제는 정치 제도에 뿌리내린 구조적 행동양식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에는 대통령 중심의 독단적 결정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저서 『미국은 중국을 어떻게 견제하는가?』(박영사)에서 "미국의 대중 정책은 단기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중장기적 전략 경쟁 차원에서 설계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서 교수는 저서에서 미국의 대중 정책이 ‘누가 대통령이냐’보다 ‘의회와 정당의 힘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을 역사적 사례로 입증한다.

서 교수는 "1868년 미·중 간 최초의 조약인 '벌링 게임 조약'부터 냉전 이후 닉슨 행정부,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대통령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중국을 상대했지만, 그 배후에는 미국 의회와 양당제 시스템, 그리고 정책 계파들의 이해관계가 일관되게 작용해왔다"고 분석한다. 이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쟁과 선거 전략,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둘러싼 정치적 의사결정 구조가 대중 정책을 뒷받침한다"고도 강조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 바이든 행정부의 ‘민주주의 대(對) 권위주의’ 구도는 모두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일관된 흐름을 보인다. 이러한 대중 견제 전략의 입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행정부가 동일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도록 구조화하는 역할을 의회가 했다는 것이 서 교수의 분석이다. 서 교수는 “무역, 투자 심사, 기술 수출 통제, 국방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법제화가 이뤄지며 초당적 중국 견제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미국의 건국 헌법이 대외 정책에 대한 권한을 '대통령'(외교 인사 임명권, 조약 체결권, 군 최고통수권)과 '의회'(전쟁 선포권, 예산 승인권, 통상 관련 법률 제정권)에 분산시켰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대중 정책의 경우 의회는 무역 정책에 대한 권한과 제재 입법을 통해 대통령의 재량을 제약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즉, 의회는 때로는 대통령의 대중 견제를 뒷받침하면서도 때로는 견제하는 다층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의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 서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독단적 정책 결정 아래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약화와 국내 정치 양극화가 겹치며 미국의 대중 견제 역시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맹과 우방도 예외를 두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다. 서 교수는 “'관세 맨(Tariff Man)'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트럼프의 무역 정책의 특징은 미국 연방 의회를 철저히 우회했다는 점”며 “지역구 이익을 위해 전통적으로 중국과의 자유무역을 지지해온 공화당 일부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견제하려 했지만 끝내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회 개입이 봉쇄된 가운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외교 권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트럼프 시대 대중 견제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미국의 대중 정책은 대통령의 외교 리더십, 의회의 제도적 권한, 정당 간 이념과 전략, 지역구 이해관계, 그리고 장기적 국가 전략이 복합적으로 얽혀 형성되는 다층적 구조"라며 "한국이 대미 외교 설계할 때는 행정부 뿐 아니라 의회, 정당, 산업, 지역구 정치까지 포함하는 다차원적인 외교 전략 수립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中日 충돌] 라이칭더 "中, 트러블메이커 되지 말라"](https://img.newspim.com/etc/portfolio/pc_portfolio.jpg)

![대만 놓고 중일 갈등 확산…지지율 올라도 웃지 못하는 다카이치[글로벌 왓]](https://newsimg.sedaily.com/2025/11/17/2H0HOIK419_1.jpg)

![[뉴스핌 이 시각 PICK] 中-日 관계 험악...동북아 신냉전 오나 外](https://img.newspim.com/news/2025/11/17/2511171454031620.jpg)
![[설왕설래] 원잠 vs 핵잠](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7/2025111751693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