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집중 공습으로 겨울철 난방 위기를 맞았던 우크라이나에 그리스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도착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그리스와의 에너지 공급 협정은 올 겨울 우크라이나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해 온 주요 에너지 패키지 중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가스를 보충하기 위해 수입에 약 20억 유로(약 3조4000억원)를 지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정을 통해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는 그리스에서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러시아군 공격으로 전국 곳곳에서 가스와 난방이 차단됐던 우크라이나에겐 생명줄을 만난 셈이다.
이날 협정식에는 양국 정상 이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전 여자친구이자 신임 주그리스 대사로 부임한 킴벌리 길포일이 참석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도 "그리스와 우크라이나를 잇는 가스관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안정과 안보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한 때 우크라이나 가스 생산량의 약 60%가 중단되기도 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난방 중단 사태가 발생했고, 수도 키이우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순환 정전을 실시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초 이후 아홉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 가스 시설을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국영 석유·가스 기업 나프토가즈는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요 에너지 시설을) 파괴할 때마다 우리는 재건하지만 시간과 많은 노력,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에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그리스의 존재감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차단하고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리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때 그리스가 일종의 수입 관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에 도착한 미국산 LNG는 트랜스아드리아가스관(TAP)을 통해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몰도바 등을 거쳐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에 공급된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와 내무부 장관 더그 버검은 최근 아테네를 방문해 미국산 LNG의 재수출용 수입을 확대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
그리스는 오는 2030년부터 연간 7억㎥의 미국산 LNG를 수입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청론직설] "우크라 재건사업 5240억달러…韓 기업들도 적극 참여를"](https://newsimg.sedaily.com/2025/11/17/2H0HOGWJJ7_6.jpg)

![[심호섭의전쟁이야기] 드론이 만든 21세기형 진지전](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16/2025111650974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