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화웨이·ZTE 장비 역내 통신망서 단계적 금지 검토"

2025-11-11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중흥통신(ZTE)을 회원국의 이동통신망에서 단계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헤나 비르쿠넨 EU 기술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고위험 공급업체'를 통신 인프라에서 퇴출하도록 한 2020년 '5G 툴박스'란 기존 권고를 법적 의무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인프라 관련 결정은 각국 정부의 권한이지만, 이번 법제화가 실현되면 EU 회원국 전체에 보안 지침 준수를 강제하게 된다.

이는 최근 악화된 EU-중국 간 정치·통상 관계 속에서 국가 안보 이슈로 다시 부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중국 업체들이 중국 정부와의 밀접한 연계를 통해 핵심 통신 인프라에 대한 외부 통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U는 이번 조치가 이동통신망 뿐 아니라 광케이블 중심의 고정 통신망까지 포함되도록 검토 중이다. 이는 각국이 고속인터넷 확대를 위해 차세대 유선 인프라 도입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의 침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아울러 유럽집행위원회는 EU 외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 EU가 제공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재정지원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EU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응해 2021년부터 추진 중인 인프라 개발 지원 프로그램이다.

EU 내부에서도 반발이 예상된다. 일부 회원국은 안보 정책의 국가 주권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통신사업자들은 화웨이의 기술이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서방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며 규제 강화에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과 영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화웨이 장비를 전면 금지했지만, 스페인·그리스 등 일부 국가는 여전히 중국산 장비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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