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으로 보는 ICT 발전사]삼성, 64K D램 개발 성공…반도체 신화 서막 열다

2025-08-31

전자신문은 우리나라 IT산업의 태동기부터 역사적 현장에 함께 해 왔다. 삼성전자의 첫 64K D램 개발부터 격변의 Y2K 시절과 스마트폰이 국민 일상을 바꾸던 시대까지 늘 현장에서 깊이 있는 기사를 전달해 왔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필두로 디지털전환의 변곡점에서 기술 변화 흐름을 읽고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향까지도 제시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우리나라 IT산업의 역사이자 미래를 읽는 창으로서 역할을 이어 나가고 있다.

1983년 12월 2일. 당시 전자시보(현 전자신문)는 전날 삼성의 64K D램 개발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삼성그룹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9개월 만에 얻은 성과로, 전자시보는 우리나라가 반도체 산업 '첫발을 뗐다'는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선언할 당시 국내외 기업들은 하나 같이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당시만 하더라도 IT의 정수로 꼽히는 반도체였기에, TV도 하나 제대로 못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에게는 당연한 평가일 수도 있었다.

삼성이 도전한 64K D램은 1983년 기준으로 반도체 원조 미국과 일본에서만 생산할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았다. 개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미국, 일본에서만 9개의 경쟁사가 존재했고, 256K D램을 개발한 업체도 4개나 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그해 5월 D램 개발에 착수한 삼성은 후발주자로서 겪었던 모욕과 차별 속에서도 자력으로 공정 개발을 추진, 6개월 만인 11월 드디어 309개 공정을 자력으로 개발하고 웨이퍼를 생산라인에 투입했다. 우여곡절 끝에 목표 수율에 도달하는 순간, 107명의 개발자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삼성의 첫 64K D램 개발은 '반도체 신화'의 서막이자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뼈대를 이룬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실제 당시 삼성의 개발 성공 발표 이후 미국, 일본 등 언론들도 주요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산업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6개월 만에 D램 개발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일부 외신은 반신반의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킨 삼성의 성과로 우리나라는 세계 세 번째로 초고밀도집적회로(VLSI)를 생산하는 국가 반열에 올랐다. 미국, 일본 등 10년 이상 뒤처졌던 기술격차는 단숨에 3~4년으로 좁혀졌다. 특히나 완전 자립형 기술 확보에 성공하면서 반도체를 넘어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싹을 틔웠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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