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창업과 고용 확대를 견인하는 국가 성장의 핵심 축입니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29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전자신문 1만호 기념 컨퍼런스에서 '기업과 고용이 확장되는 우리 AI의 길'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형 AI 전략의 핵심으로 국가 주도의 인프라와 독자적 모델 확보를 제시했다.
조 회장은 “GPU 1만장 확보 프로젝트와 한국어·산업 특화 모델 개발은 데이터 주권과 AI 자립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법과 제도에 부합하는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산 초거대 언어모델(LLM) 종속이 서비스·데이터·플랫폼 시장까지 해외 기업에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회장은 “AI는 단순한 유통 플랫폼이 아니며, LLM 자체가 서비스와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좌우한다”면서 “국가·공공 데이터를 외국 서버에 의존할 경우 보안과 통제권 상실, 공공서비스 품질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형 AI가 갖는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철강 등 세계적 제조업 강국으로, 고품질 산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조 회장은 “산업별 공정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개방하면 중소기업도 AI 활용이 가능해지고, 제조 데이터와 현장을 결합한 '버티컬·피지컬 AI'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창업을 촉진하고 고용 확대를 견인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AI 스타트업은 일반 기업보다 고용 증가율이 높고, 청년과 여성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며 “벤처 투자형 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10배 이상의 고용 효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창업→고용 창출→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견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 전략도 언급했다. 그는 “AI 모델·반도체·클라우드·보안·산업 데이터를 결합한 '풀스택 수출 전략'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중동의 스마트시티, 동남아 공공 행정, 유럽 제조업 등 지역별 맞춤형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초거대 모델과 AI 반도체 연구자를 비롯해 산업과 AI를 융합할 수 있는 도메인 전문가, 현장 실무형 인력까지 고르게 배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기존 산업 기술자들의 경험을 AI 역량으로 전환하는 재교육이 중요하다”며 “코딩 자동화 시대에는 기존 전문 기술자의 직무 전환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선택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펀더멘털(근본)”이라며 “한국형 AI는 기업 수와 일자리를 늘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