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뒤를 잇기 위한 차기 수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 임기는 2027년 10월 종료될 예정이지만 내년 상반기부터 ECB 이사진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유럽 각국이 통화정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 집행이사진 6명 중 4명이 2027년 말까지 잇달아 임기 만료를 맞는다. 가장 먼저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의 임기가 2025년 5월 종료되며 라가르드 총재,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자벨 슈나벨 이사의 임기도 2027년에 끝난다. 이에 따라 ECB는 후임 인선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재무장관들도 이번 주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특히 총재직을 둘러싼 경합은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클라스 노트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요아힘 나겔 독일 연방은행(분데스방크) 총재가 거론된다. 여기에 전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이자 현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인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도 주요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노트 전 총재는 유로존 재정위기 초기 ‘매파’로 평가받았지만 이후 유연한 태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당시 ECB 총재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에 반대했던 전력으로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이 그를 경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겔 총재는 이미 베를린 정가를 상대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그는 최근에도 그리스, 스페인, 인도, 미국 등에서 ‘유럽이 새로운 글로벌 역할에 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고있다. 유로존 최대국인 독일이 아직 ECB 총재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은 그를 지지하는 명분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독일 출신 인물들이 EU 주요 기관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에르난데스 데 코스는 학문적 전문성과 제도적 실무 경험을 모두 갖춘 실용주의자로 알려진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 시절 그는 ECB 정책위원회 내에서 균형 잡힌 주장을 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라가르드 현 총재의 과거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앞서 노트 전 총재는 차기 ECB 총재감으로 직접 언급했다. 라가르드는 네덜란드의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그는 지적 능력, 인내심, 그리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런 자질은 드물지만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차기 부총재 인선도 이후 ECB의 권력 구도를 좌우할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총재의 국적과 정책 성향이 차기 이사회 내 세력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CB는 전통적으로 국가, 성별, 정책 성향 등의 조화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옌스 아이젠슈미트 모건스탠리 유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 이사회가 유럽 회원국의 폭넓은 대표성을 반영하도록 구성하는 일은 매우 복잡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스톡커] 83년 만의 '3선'이냐, 레임덕 뒤 'MAGA 2세'냐](https://newsimg.sedaily.com/2025/11/11/2H0EUJRW85_29.jpg)
![[여명] CEO의 임기](https://newsimg.sedaily.com/2025/11/11/2H0EW2JTM4_1.jpg)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장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필요" [시그널]](https://newsimg.sedaily.com/2025/11/11/2H0EWAFWRX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