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밀어올린 ‘윤심’, 아내의 ‘김건희 선물’이 고리?···2023 국힘 전대 재조명

2025-11-09

2022년 12월 당대표 출마 선언 땐 지지율 4위

‘당심 100%’ 규칙 개정·경쟁자 불출마 종용 등

용산서 집중 지원···김 “사회적 예의 차원 선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당대표 당선 과정에서 김 의원 배우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한 사실이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로 드러나면서 김 의원이 승리한 2023년 전당대회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낮았던 김 의원이 ‘윤심’(윤석열 전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고 당선됐고, 대통령실이 유력 경쟁 주자인 나경원 의원에게 노골적으로 불출마를 압박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2022년 12월 김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그는 전체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전 의원·안철수 의원, 나 의원에 이어 지지율 4위에 불과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2022년 12월 당대표 선출 규칙을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개정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룰을 변경할 거면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하는 게 낫겠다’는 취지로 여권 인사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규칙 변경은 다른 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김 의원에게 유리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3년 1월 나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돌연 해임했다. 당시 나 의원에게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 인사들이 나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친윤석열(친윤)계 초선 48명이 나 의원을 비난하는 연판장을 돌리자 나 의원은 1월2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전 의원도 같은 달 3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보다 지지율이 높던 안 의원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친윤계 인사들의 협공이 이어졌다. 이진복 당시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2023년 2월 안 의원이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등 표현을 쓴 데 대해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공개 비판했다.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김 의원을 지지하는 홍보물을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전파해달라고 당원에게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2023년 1월5일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표방해 유일한 윤심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 점도 김 의원 당선 배경이 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당시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김 의원 측으로부터 가방을 받은 게 아닌지 의심한다. 특검은 지난 6일 김 여사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명품 로저비비에 가방과 함께 김 의원 배우자가 김 여사에 보낸 편지를 확보했다. 해당 편지에는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전날 입장을 내고 “제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서로 원만히 업무 협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덕담 차원의 간단한 인사말을 기재한 메모를 동봉했다고 한다”며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김 여사 측도 전날 “당시 신임 여당 대표 측에서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인사를 전하고자 100만원대의 클러치백을 전달한 사실은 있다”며 “어떠한 대가적 목적이 아닌, 사회적·의례적 차원의 선물이었으며 어떠한 청탁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것은 윤심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에 대한 대가성을 입증하는 스모킹건”이라며 “특검은 사회적 예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대가성 상납 의혹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