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북적이는 황리단길···한쪽에선 푸바오 구출집회도

2025-10-31

“내국인은 평소와 비교해 줄어”

상인회 “좋은 추억 남기게 노력”

31일 오전 찾은 경북 경주시 황남동 황리단길 거리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많았다.

거리 곳곳에서 외국어와 카메라 셔터 소리가 잇따라 들렸다. 자원봉사자들은 영어와 손짓으로 외국인들을 안내했다.

‘영사’ 또는 ‘외교’라고 적힌 차량들이 오가는가 하면, 베트남 국기가 붙은 검은색 대형 승합차에서 비표를 목에 건 외국인 단체가 내려 ‘Welcome to 황리단길’ 문구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였다.

인근 경주대릉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와우!”를 연발하며 감탄을 쏟아냈다.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강모씨는 “핼로윈임에도 내국인 손님은 예년보다 줄어든 반면 외국인 비율은 확실히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 결과 지난 1~27일 경주 외지인 방문객은 478만963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14만168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6225명)보다 21.9% 늘었다. 전체 방문객 수도 지난해 375만5133명 대비 27.5% 증가했다.

특히 황리단길과 대릉원에는 총 99만6075명이 다녀가 지난해(76만8176명)보다 30% 증가했다.

하지만 정상회의 직전 주말(27~30일)에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경주시 무인 계측기 집계 결과 황리단길 방문객은 9만1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3408명)보다 26% 줄었고, 대릉원도 2만4391명으로 지난해(2만5851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부산에서 연인과 함께 경주를 찾은 김영재씨(26)는 “APEC 현장 분위기가 궁금해 왔는데,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말했다.

통역사와 함께 황리단길을 찾은 미국인 애나(37)는 “7박8일 일정으로 한국을 여행 중인데 APEC 소식을 듣고 급히 서울에서 내려왔다”며 “가족에게 선물하려고 황남빵을 샀다”고 말했다.

이병희 황리단길상인연합회장은 “주말이면 많게는 하루 20만 명이 찾는 관광지인데, 이번 APEC 덕분에 외국인 비율이 확실히 늘었다”며 “관광객 불편을 덜기 위해 상가들이 화장실을 무료 개방하고, 외국어 메뉴판도 비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APEC 기간 동안 황리단길을 찾는 모두가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는 중국에 있는 판다 ‘푸바오’의 사육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렸다.

‘푸바오구출대작전’ 온라인 카페 회원들은 판다 머리띠를 쓰고 모여 ‘SAVE FUBAO, 푸바오를 구해주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관광객들에게 푸바오 굿즈 배지와 키링을 나눠주며 캠페인을 이어갔다.

현장에 있는 현수막에는 ‘멸종위기 동물 보호는 선택 아닌 의무’ ‘동물보호법이 지켜야 할 멸종동물, 판다 푸바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고, 커다란 판다 입간판도 세워졌다.

집회 관계자는 “APEC 기간을 맞춰 푸바오의 열악한 사육 환경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 달 넘게 준비했다”며 “푸바오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1급 동물원으로 옮겨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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