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라고 다 같은 인프라는 아니다

2025-11-11

갈수록 복잡한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의 배분과 손실 위험을 다시 계산한다. 글로벌 무역 구조의 변화, 고조된 시장 변동성, 경기 침체 우려 등 다양한 리스크가 전통적인 주식·채권 중심의 자산 다각화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프라 자산은 다시금 안정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부터 2025년 3월까지 비상장 인프라 지분 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12.5%에 달했고, 변동성은 2.9%에 그쳤다. 수익은 높고 위험은 낮았다. 인프라가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사회의 필수 기능을 담당하고, 대체가 어렵고, 진입 장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인프라의 안정성은 구조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건설과 운영 과정이 복잡하고 자본 투입이 막대해 진입이 어렵다. 동시에 공공 서비스의 성격을 띠어 경기 사이클 전반에 걸쳐 일정한 수요를 유지한다. 덕분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예측 가능한 수익을 만들어낸다. 또한 많은 인프라 자산은 요금 체계에 물가 상승률이 반영되어 있어 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을 지닌다. 항해 중인 배에 비유하자면, 인프라는 포트폴리오를 물 위에 띄우는 부력이자 균형을 잡아주는 ‘무게추’다.

그러나 인프라를 단일 자산군으로 보는 접근은 위험하다. 그 의미와 범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인프라가 유료도로, 공항, 발전소였다면, 오늘날에는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네트워크, 전력 저장 시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각 자산의 수익 구조와 위험 요인은 다르다. 수처리 시설은 경기 영향을 거의 받지 않지만, 데이터센터는 전력비용과 수요 사이클에 따라 수익이 요동칠 수 있다.

같은 유형이라도 지역, 규제, 투자 구조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달라진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운영 중인 자산과 개발 단계의 자산을 나누는 접근이 유용하다. 전자는 효율 개선을 통한 안정적 수익을, 후자는 건설 위험을 감수한 높은 수익을 노린다.

또한 ‘테마형 투자’ 접근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인프라 시장을 재편하는 세 가지 흐름은 에너지 전환, 디지털화, 그리고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청정 발전 설비와 송전망 투자를, 인공지능의 확산은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인프라 수요를, 리쇼어링은 생산시설과 물류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인프라면 안전하다’는 믿음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 분야와 지역, 정책 환경에 따라 리스크는 제각각이다. 그러나 변화한 조건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선별적 접근을 택한다면, 인프라 자산은 여전히 포트폴리오의 든든한 무게추로 남을 수 있다.

루바 니쿨리나 IFM인베스터스 최고전략책임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