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우유 제조사들의 분유 재고가 전년보다 8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과 우유 대체 식품 확산으로 소비가 줄어든 데다, 내년부터 값싼 수입 멸균우유에 무관세가 적용되면 재고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16일 식품업계와 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국내 주요 우유 제조사의 지난달 분유 재고량은 총 1만3001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35t) 대비 82.2% 증가했다.
우유는 장기 보관이 어려운 신선식품이어서 소비되지 않은 원유는 전지·탈지분유로 가공해 저장된다. 이 때문에 우유 소비가 줄면 분유 재고가 늘어나는 구조다.
우유 소비는 구조적으로 감소 추세다. 출생아 수 감소로 소비층이 줄어든 데다, 우유의 영양 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단백질 음료·식물성 음료 등 대체재가 늘어나면서 소비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13년 27.7㎏에서 2023년 25.3㎏으로 줄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수입 멸균우유에 무관세가 적용된다. 가격이 저렴하고 유통기한이 긴 멸균우유가 대거 유입되면 국내산 우유와의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입 멸균우유는 꾸준히 증가세다.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4만8671톤으로 전년 대비 30.3% 증가했다. 2023년 수입량(3만7361톤)과 비교해도 큰 폭의 상승이다. 업계는 소비 위축과 수입 확대가 맞물리며 재고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