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전국적인 '극한 폭우'로 인해 프로야구 후반기 시작이 지연되는 가운데 프로축구는 변덕스러운 날씨와 상관없이 동아시안컵 휴식기 이후 2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다.
전국이 '극한 폭우'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과 충청권, 전라권, 경남권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충남권과 경남권에는 어제까지 벌써 각각 400mm, 300m가 넘는 비가 내렸다.

폭우로 인해 프로야구도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17일부터 진행되었어야 후반기 시작을 알리는 4연전이 지연되고 있다. 어제 프로야구 5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수도권은 오전 비가 잠시 멈췄으나 그라운드 사정으로 열리지 못했고, 남부 지방에서 예정된 경기는 계속된 비로 일찌감치 취소가 결정됐다.
6일 동안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감도 아쉬움으로 변했다. 후반기는 이례적으로 4연전으로 막을 올려 초반부터 뜨거운 승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야구는 우천에 매우 민감하다. 그라운드가 비로 인해 망가지면서 부상 위험도가 높아지고, 미끄러운 정도가 달라 투타 모두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경기 시작 전 시간당 10mm 이상 또는 경기 개시 1시간 전 기준 5mm 이상의 비가 내릴 경우 취소를 고려하며,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5회 말 이전 중단 시에는 '노게임'으로 처리되어 경기는 무효가 된다. 우천에 예민한 만큼 구체적으로 규정이 정해져 있다.

반면 프로축구는 폭우에도 경기를 강행한다. 18일부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으로 인한 2주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치열한 순위 경쟁에 돌입한다. 축구장에도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우천 취소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K리그 규정에는 우천으로 인한 취소 규정이 프로야구처럼 명확하게 있지 않다. K리그 경기 규정 제11조 '악천후 시 대비 조치'에 따르면 각 홈팀이 강우 또는 강설 등 악천후 시 경기 개최가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돼 있고, 경기감독관이 경기 개시 3시간 전까지 경기 개최 여부를 결정한다는 정도만 나와 있다.
축구장 전체가 물에 잠기는 것이 아니라면 경기는 진행된다. 그렇다고 폭우, 폭설로 인한 경기 불가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8년 태풍 솔릭으로 인해 제주-수원전이 연기된 바 있다. 2019년에도 태풍 타파의 여파로 2경기가 취소됐다. 대체로 우천보다는 돌풍, 번개 등의 영향으로 시설 안전 문제 때문이었다.

최근 들어 극한 호우로 인한 취소 사례가 한 차례 있다. 2023년 8월 7일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와 충북청주FC의 25라운드다. 당시 경기가 예정된 안산 와스타디움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호우로 선수들이 경기장 입장까지 마쳤으나 지연을 거듭하나 결국 다음 날로 경기가 연기됐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4시즌을 앞두고 킥오프 시간 연기 규정을 신설했다. 킥오프 직전 급작스러운 악천후, 경기장 시설 문제 등 발생 시 경기감독관이 킥오프 직전이라도 상황을 고려해 경기 시작을 연기할 수 있다. 경기 연기는 1차, 2차 각 30분씩 2회까지 가능하고 그 이후에도 개최가 불가능하면 경기를 취소한 뒤 다음날 진행한다.
그만큼 축구는 날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많은 비가 내려도 선수와 팬들은 평소와 똑같이 경기장으로 향해 '수중전'을 준비한다. 선수들에게는 평소보다 더 많은 체력 소모로 고전하지만, 팬들은 오히려 '수중전'을 재미 요소 중 하나로 여긴다. 이번 주말까지 비가 예보된 가운데 축구장은 우중 혈투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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