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은 스마트폰에 AI 기능을 넣었다고 말하지 않아요. AI 경험을 제안한다고 합니다."
처음 삼성 관계자의 발언을 들었을 때는 과장이 많이 섞인 듯 했다. 하지만 직접 갤럭시 S25를 써보니 단순한 마케팅 문구는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10년 이상 써왔던 아이폰을 내려놓고 갤럭시 S25를 구매했다. '스마트폰 바꾸는 일이 뭐 대수야' 싶겠지만, 장기간 써온 운영체제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익숙함이라는 관성을 넘어서게 만든 건 삼성 스마트폰이 보여준 기술 진화의 속도, 사용자 경험을 놓치지 않으려는 고민의 흔적이었다.
갤럭시 S25를 쓰면서 가장 큰 변화는 'AI의 생활화'였다. 통화 요약, 실시간 통번역, 사진 편집 등 기능이 너무 많아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제미나이를 활용해 그때그때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는 것도 편리했다. 기능 하나하나가 있으면 좋은 수준이 아니라 없으면 불편한 존재가 됐다. 단순히 AI 기능을 넣었다고 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써야 유용할지 함께 고민한 흔적이 뚜렷하게 보였다.
애플이 여전히 강력한 생태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AI를 중심으로 한 사용자 경험에서만큼은 삼성이 한 발 앞서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삼성의 기술 진화는 S 시리즈뿐 아니라 폴더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Z7 시리즈는 두께와 무게라는 폴더블 고유의 한계를 실질적으로 극복했다. 주름은 줄고 힌지 구조는 정교해졌다.
일각에서는 부품 소형화나 슬림화 같은 기술적 개선을 혁신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물론 최근 삼성이 출시한 스마트폰들은 경쟁사 대비 초격차 수준의 사양을 자랑하지는 않는다. 순수한 사양만 놓고 봤을 때 약간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혁신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들의 실질적인 불편을 해소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개선 역시 혁신의 또 다른 형태다.
이제 시선은 다음 모델인 S26으로 향한다. 다음 모델은 어떤 한계를 또 넘을지, AI는 어디까지 확장될지, 카메라와 배터리는 어떤 진화를 보여줄지
아이폰을 오래 써온 입장에서 말하자면, 이번 변화는 쉽지 않았지만 후회는 없다. 삼성은 지금 '혁신'이라는 단어를 말이 아니라 제품으로 설명하는 몇 안 되는 기업이다. S26 시리즈가 다시 한 번 증명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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