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선발 문동주(21)가 개인 최고의 피칭을 펼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문동주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쳤다. 삼진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0개를 잡았다.
공에 힘이 있었다. 문동주는 이날 이번 시즌 KBO리그 최고 구속인 시속 160.7㎞의 빠른 공을 던졌다. 6회초 이정훈에게 4구째 던진 공이었다. 이정훈은 걷어낸 공은 파울이 됐다. 문동주는 팀 후배인 마무리 김서현이 5월4일 광주 KIA전에서 9회말 김도영을 상대로 던진 초구 시속 160.5㎞를 넘는 새 기록을 작성했다.
KBO는 올 시즌부터 트랙맨을 ‘리그 공식 구속 측정 장비’로 채택했다. 최고 구속을 ‘공식 기록’으로 분류하지는 않지만, ‘구속 측정 방식’을 일원화해 ‘구속 순위’에 신뢰도를 높였다.
문동주는 2023년 4월12일 광주 KIA전에서 시속 160.1㎞ 강속구를 뿌린 적이 있다. 당시 구속은 스포츠투아이에서 운영하는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측정했다. 2011년부터 운영한 PTS에서 시속 160㎞ 이상의 구속이 나온건 2011∼2013년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최고 시속 162.1㎞)와 2016년 파비오 카스티요(당시 한화 소속·최고 시속 160.4㎞)에 이어 문동주가 세 번째였다. 문동주는 KBO리그에서 공식적으로 시속 160㎞를 넘긴 첫 국내 선수가 됐다.
흠 잡을 곳 없는 완벽투였다. 5회까지 투구수는 69개였다. 스트라이크를 55개나 잡는 공격적인 투구였다. 3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는 등 매 이닝 삼진 행진을 이어갔다.
1-0으로 리드한 6회 선두타자 황재균을 내야안타로 내보낸게 유일한 위기였다.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문동주는 권동진, 이정훈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10삼진을 채웠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1사후 안현민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줬으나, 중심타자 강백호, 장성우를 연속 파울 플라이로 유도하며 선발 임무를 마쳤다.
한화는 5회말 채은성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문동주가 내려간 뒤 7회 문현민의 솔로홈런까지 터지며 승리를 다가서는 듯했다. 하지만 문동주가 내려간 8회 불펜진이 무너졌다. 조기 투입한 마무리 김서현까지 난조를 보이며 한꺼번에 5실점, 역전패했다. 문동주의 승리(8승3패)도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