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3대 핵전력 중 하나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가 5일(현지시간) 시험 발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실험 재개 지시 발언 후 엿새만이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시험 준비 제안서 제출을 내각에 지시하는 거로 맞대응하면서 세계 1·2위 핵무기 보유국간 신경전이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미 공군 글로벌타격사령부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탄두를 탑재하지 않은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니트맨3는 대기권 재진입 비행을 통해 약 4200마일(약 6759km) 떨어진 태평양 마셜제도의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 방어 시험장에 떨어졌다. 캐리 레이 미 공군 제576비행시험대 사령관은 “ICBM 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정확성, 작전준비 태세 등을 살펴 핵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사거리가 9600㎞인 미니트맨3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국의 주력 ICBM이다. ICBM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탑재순항미사일(ALCM)과 함께 3대 전략핵무기로 불린다. 미군은 400여기의 미니트맨3를 와이오밍·노스다코타·몬태나·콜로라도 등에 배치하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 발사는 미국이 1970년대부터 운용해오던 미니트맨3를 차세대 ICBM 센티넬로 바꾸는 걸 준비하며 이뤄진 것”이라며 “새 미사일 배치 전 기존 미사일의 준비태세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은 지난해 6월에도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했다.

이번 발사가 주목받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갖기 1시간 전 “다른 나라들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도 동등한 수준의 핵무기 실험을 시작하라고 전쟁부(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힌 뒤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는 2일 공개된 CBS 방송 인터뷰에서도 “러시아·중국·북한도 핵실험을 한다. (미국이) 유일하게 실험하지 않는 나라가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비즈니스포럼에서도 “미국의 핵 무력이 가장 강력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핵 역량을) 4∼5년 내로 따라잡을 수 있다”며 핵실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다만 “우리 3국(미·중·러)을 비핵화하기 위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게 효과가 있을지 보겠다”며 핵군축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푸틴 “미국이 핵실험하면 우리도 할 것”

이번 발사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사전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실험 재개 발표를 “심각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교부·국방부·특수부대와 관련 민간 기관에 핵무기 시험 준비에 관한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른 의무를 엄격하게 준수해 왔지만, 미국이나 다른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시험한다면 러시아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도 회의에서 “최근 미국의 발언과 행동을 볼 때 전면적인 핵실험에 즉시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북극해 노바야제믈라 제도 시험장에서 핵무기를 단기간에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과 러시아 간 핵실험 신경전의 포문은 푸틴 대통령이 열었다. 그는 지난달 22일 ICBM ‘야르스’ 시험 발사를 감독했다. 같은 달 26일 신형 핵추진대륙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사흘 뒤엔 핵추진 수중무인기(드론) 포세이돈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속도와 이동 깊이 측면에서 포세이돈을 요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의 핵 억지력 현대성은 최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로 핵실험 재개 지시 사실을 공개했다.
“러, 활공폭탄에 제트엔진 장착…사거리 80→200㎞”

한편 러시아가 소련 시대 재래식 활공 폭탄 KAB 등에 제트 엔진을 달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에 최대 사거리가 기존 80㎞에서 200㎞까지 늘어났다. FT는 “러시아가 순항미사일의 싼 대체품으로 제트엔진을 단 활공 폭탄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와 군사시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며 “ 패트리엇 등 서방의 방공 미사일보다 값이 싸 러시아가 생산을 늘릴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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