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회는 지금도 1시간마다 1.6명의 국민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있는 참담한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10대 청소년 자살률은 최근 10년 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살이라는 현상이 점점 국민 일상에 노출되면서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자살은 1개 부처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 과제가 됐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민간 등 모든 영역이 협력해 국가 차원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2018년 ‘자살예방과 생명존중문화조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되고 많은 기관들이 자살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증가하는 자살률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정책의 틀과 방안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자살예방은 궁극적으로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자살의 진짜 원인에 접근해 그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인 중심의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먼저 자살예방의 기본 방향에 있어 ‘상담에 의한 개별 대응’을 넘어 과학기술에 기반한 패턴 예측을 통한 적극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예방책은 개별 사안에 대한 상담과 사후 관리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동안 자살 위기 상담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탐색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고위험 언어 패턴과 행동 시퀀스를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상황에 자동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을 작동시킨다면 자살 원인에 보다 가까이 닿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위험 문장과 감정의 조합이 나타나면 AI가 즉시 위기 개입을 제안하고 시간대와 지역·연령대별 자살 발생 패턴을 분석해 정책에 반영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를 토대로 약국·편의점·배달앱·주민센터 등 생활 현장과 연결된 예방 감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생명을 살리는 정책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자살예방 정책을 ‘복지’의 영역에서 범부처가 참여하고 민간과 협력하는 국가 과제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민간 현장에서 축적된 실제 데이터와 정부의 과학 기반 정책이 만나는 공공·민간 협력의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살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자살을 ‘막아내는’ 체계로의 전환을 선언해야 한다.
민간의 지식과 활동 네트워크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심리상담·정신의학·뇌과학·사회복지·경제학·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자살예방과 관련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간 소통과 협력을 유도하고 그 시너지를 정부 차원의 정책에 활용한다면 혁신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마음에 대한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국민은 불신과 불안의 사회 속에서 고립과 피로의 일상을 산다고 느끼고 있다. 심각한 각자도생의 경쟁 사회에서 ‘마음 근력’과 ‘행복 추구 능력’을 근원적으로 높이기 위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극단적 ‘행동’ 뒤에는 부정적 감정 에너지가 작용하고 이 부정적 ‘감정’은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으로부터 나온다. 결국 신념과 가치관을 튼튼히 해야 한다. 본래 낙천적이고 공동체 의식이 강한 한국인의 마음을 되찾기 위한 사회적 운동과 교육적 투자가 자살예방책과 함께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비만 인구 10억명 시대 팬데믹급 대응체계 필요" [2025 서경 바이오메디컬 포럼]](https://newsimg.sedaily.com/2025/11/06/2H0CLDA1A6_1.jpg)
![“너는 절대로 하면 안 된다”… 할아버지와 아빠가 ‘이것’에 걸린 원인은? [수민이가 궁금해요]](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1/06/20251106502641.jpg)
![[ET시론]사이버보안, 안전한 사회의 필수 인프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03/news-p.v1.20251103.0f55cdd5000f4aa1813506cdcae9e960_P3.jpg)


!["취약층 고도비만 청소년에 GLP-1 건보 급여 절실" [2025 서경 바이오메디컬 포럼]](https://newsimg.sedaily.com/2025/11/06/2H0CLWL2GK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