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칠성음료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내수 부진과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력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와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롯데웰푸드와 세븐일레븐에 이어 유통·식품업 전반으로 구조조정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21일까지 근속 10년 이상, 1980년 이전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1950년 동방청량음료 설립 이후 75년 만의 첫 인력 구조조정이다. 회사 측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직 효율화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비용 부담 누적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일시적 반등세를 보였지만 상반기 부진의 영향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데다 고금리·소비 위축으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92억원, 영업이익은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6.6% 증가했다. 반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조9976억원(-1.1%), 영업이익 874억원(-9.9%)으로 여전히 역성장했다. 내수 정체와 물류·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실적 개선 폭을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4월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6% 감소한 507억원에 그쳤으며 3분기에도 693억원으로 8.9% 줄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역시 지난해 첫 희망퇴직 이후 올해 10월 두 번째 감원을 단행했다. 코리아세븐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395억원의 손실을 냈다.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희망퇴직이 단기적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사업 구조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제조·유통업 특성상 인력 효율화는 재무 건전성 강화와 직결된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1%p 상승한 5.8%에 머물렀다. 회사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신사업 투자 및 해외 시장 확대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이 같은 긴축 기조는 롯데그룹에 국한되지 않고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11번가는 올해 세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LG생활건강은 뷰티 판매직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대면세점·신라면세점 등 면세업계도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고금리·물가 부담·소비 위축이 맞물리면서 유통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원가, 물류비, 임차료 등 고정비 비중이 높고 매출 변동 폭이 큰 산업 구조상 비용 효율화 없이는 실적 개선이 어려운 환경이다. 주요 식품·유통 상장사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도 상반기 대비 1~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유통사들이 인력 조정을 통해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효율화, 중장기적으로는 신사업 확대를 위한 선제적 조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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