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 ‘치킨게임’ 심화…HMM, 규모 대신 체질 강화로 승부
운임 하락·경쟁 격화 속 효율·친환경 투자 집중…장기 경쟁력 확보 노린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운임 하락과 경쟁 심화로 인해 글로벌 해운업계가 치킨게임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머스크, MSC 등 초대형 선사들이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버티기 전략과 함께 선복량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반면 HMM은 ‘규모 경쟁’ 대신 ‘체질 강화’로 전략 방향을 잡았다. 단기 실적 압박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효율성과 친환경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1114.52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한 달 전에 비해 22.9% 하락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형성된 고운임 국면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린 결과다. 미중 관세 도입 전 급증한 물동량에 대응하기 위해 선사들이 대형 선박들을 발주했는데, 이 선박들이 한꺼번에 인도되면서 공급이 폭증했다. 반대로 미·중 교역 둔화로 수요는 뒷걸음쳤다.
이에 따라 각국 해운사들은 보유 현금으로 버티는 ‘치킨게임’ 양상에 접어들었다. 치킨게임이란 출혈 경쟁 속에서 누가 먼저 물러나느냐를 가르는 상황으로, 해운업계에서는 운임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자금력을 앞세워 선복을 늘리고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글로벌 1, 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대형 선박을 잇따라 투입하며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MSC는 올해 상반기 약 36만 TEU 규모의 선복을 추가 확보했고, 머스크 역시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장기 운항 계획을 지속하고 있다.
HMM은 자금력에서 압도적인 유럽 선사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기보다는 효율적 운항과 서비스 품질, 친환경 전환으로 차별화를 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MM이 14조 원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해도 글로벌 1·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의 투자 규모(각각 50조~70조 원대)에 비하면 훨씬 작은 수준”이라며 “이 같은 격차 속에서 무리한 선복 확대에 나설 경우 오히려 재무 리스크를 키우고 운임 하락기에 고정비 부담이 급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HMM은 투자 대비 수익 회복 속도가 빠른 운항 효율화와 친환경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노후 선박을 고효율 LNG 및 메탄올 추진선으로 교체하고, 디지털 운항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연료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또한 HMM은 최근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약 14조4000억 원을 ‘넷제로(Net-Zero)’ 관련 설비와 친환경 선박 확보에 투입한다. 고효율 선박과 저탄소·무탄소 연료 전환 등 친환경 해운 전환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다.
선대 확장도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 고도화’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HMM은 노후 선박을 고효율 LNG 및 메탄올 추진선으로 교체하고 벌크선과 통합물류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컨테이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내에서는 HMM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단기 실적보다 장기 경쟁력 확보를 우선한 선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자금력보다 체질이 중요한 시기”라며 “친환경 전환과 디지털 효율화는 향후 운임이 안정화될 때 HMM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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