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무적의 챔피언’으로 군림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이 시즌 중반을 앞두고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4경기를 남기고 조기 우승한 리버풀은 이번 시즌 개막 후 5연승을 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최근 브렌트퍼드에 2-3으로 패하며 리그 4연패에 빠졌다. 디펜딩 챔피언이 리그에서 4경기 연속 패배한 네 번째 사례다.
리버풀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진 재편을 단행했다. 독일 신성 플로리안 비르츠, 스웨덴 대표 공격수 알렉산데르 이삭, 프랑스의 유망주 위고 에키티케 등을 영입하며 공격 라인을 강화했다. 동시에 루이스 디아스, 다윈 누녜스, 하비 엘리엇 등 주축 공격수들이 떠나며 전방의 ‘호흡’이 완전히 새로워졌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선수단이 바뀌면 일정한 진통이 따르지만, 네 경기 연속 패배는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리버풀의 하락 원인은 공격 라인이 아니라 수비 밸런스 붕괴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CNN이 전했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와 부상과 노쇠화로 출전 기회가 줄어든 앤드루 로버트슨의 공백이 전술적 핵심을 흔들었다. 전술 분석가 조시 윌리엄스는 CNN과 인터뷰에서 “리버풀은 여름 이적시장을 잘못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리버풀은 공격수 중심의 팀이다. 이론적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밸런스가 무너진다. ‘공격수로만 구성된 팀’이 되어버렸다”고 분석했다.
리버풀은 짧은 패스 중심의 세밀한 전개를 고수하고 있지만, 프리미어리그 전반에서는 장신 공격수와 세트피스 중심 ‘직선적 축구’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슬롯 감독은 브렌트퍼드전 패배 후 “상대들이 리버풀을 상대로 쓰는 전술이 매우 효과적이지만, 아직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 이상 ‘게겐프레싱’과 짧은 패스만으로 리그를 지배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BBC 해설가 닐 앳킨슨은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은 더 강한 피지컬 팀들을 능가했지만, 리그는 이미 ‘파워 게임’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리그 최다 득점자이자 도움왕이었던 살라흐 이번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브렌트퍼드전에서야 비로소 비(非)페널티킥 첫 골을 기록했을 정도다. 살라흐가 시즌 초반 “디에고 조타 없는 리버풀에 복귀하는 것이 두렵다”고 털어놨던 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팀 전체의 공백을 대변하는 예언이었다. 닐 앳킨슨은 “조타의 죽음은 감정적인 영향뿐 아니라, 전술적으로도 리버풀이 ‘결정적 한 자리를 잃은 것’”이라며 “조타는 본능적 득점 감각을 가진 공격수였다”고 평가했다. 리버풀 선수들은 경기장에 ‘For Diogo’라는 문구가 새겨진 완장을 차고 뛰고 있다. 포르투갈 대표 공격수였던 조타는 지난 7월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리버풀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7위(승점 21)로 밀려 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3경기 중 2승을 기록하며 여전히 유럽 무대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여러 팀이 7점 차를 극복하고 우승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시즌은 아직 절망적이지 않다. CNN은 “리버풀은 지금, ‘전술의 문제’와 ‘인간적 상실’이라는 두 개의 상처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이 두가지를 모두 해결해야만 리버풀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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