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경제성장기 한국은 명백히 회계 사기가 난무했던 불량 자본주의 국가였다. 회계가 기업 실질을 거짓으로 꾸몄고, 국가는 방관했다. 국가도 기업도 넘쳐나는 실질 부채를 모른 척하다가 현금 흐름이 막히면서 당장의 부채를 막지 못해 흑자 도산-외환 위기라는 국난의 단초가 되었다.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한국은 형식보다 실질을 반영하는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긴 했지만, 결코 기꺼이 한 게 아니었다. 주요 국들은 2005년부터 도입을 시작했고, 중국조차 2009년 도입했건만, 한국은 마지못해 2012년에야 전면 도입했다.
사실 한국이 그렇게 도입한 IFRS 수준도 미국의 독자적 회계 기준보다 엄격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실질 중심, 원칙 중심의 회계 등을 표방했지만, 많은 국가들이 쓰려면 범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미국 회계 기준보다 훨씬 물렀고, 기업의 자의적 회계 처리를 더욱 허용했다.
장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IFRS는 어느 나라건 동일한 기준으로 작성된 기업 재무제표를 비교할 수 있다. 국내에서 외국에 실적을 설명할 때 국제기준 재무제표 하나, 한국기준 재무제표 하나 이런 식으로 이중 장부를 들고 가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한국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그렇게 느슨한 IFRS도 제대로 지켰다고 보기 어려웠다.
한국 보험사들은 배당을 약속하며 고객 돈을 받아 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뒤, 정작 배당은 하지 않은 채 해당 주식을 쥐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예상 보험금(보험 부채)을 시가가 아닌 원가로 잡고 있고, 막대한 계열사 주식을 단순 금융자산으로 처리해 실질적으로는 경영진의 우호 지분으로 사용하면서도, 회계상으로는 남남처럼 보이게 하는 ‘홍길동식’ 분류를 해버렸다. 무엇보다 금융 당국도 이러한 일탈적 회계 처리를 허용했다.
그런데 2023년 느슨했던 보다 엄격히 실질을 반영하는 IFRS 17로 버전 업이 되면서 한바탕 요란이 일어났다. IFRS 17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데, 한국 보험사들은 IFRS 17이 시행되면 보험 부채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작 IFRS 17을 적용한 실적 발표가 나와 보니 거꾸로 이익이 폭증해버렸다. 삼성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이 자의적 회계 처리로 실적이 부풀려진 거 아니냐는 의심이 더 커졌고, 고객 배당용 계열사 주식을 원가로 평가하고, 우호 지분으로 쓰면서도 관계 회사(지분법 적용)로 처리하지 않는 한국적 회계 일탈도 여전히 유지됐다.
이쯤 되면 IFRS 17로 바뀌었는데 왜 규칙대로 따르지 않느냐, 규칙에 안 따를 거면 보고서 주석에 설명이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설명도 제대로 없다며 뭐라고 할 법한 상황에서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이 7월 16일 ‘제148회 KAI 포럼-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 처리’ 토론회에서 “대한민국의 투자자와 공익을 위해 내 맘대로 삼성생명 회계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폭탄 선언을 했다.
이러한 시도가 이미 정상 궤도에서 일탈 구역으로 멀어진 삼성생명 등을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을지 알 수 없다.
한국은 회계 측면에서 국제적 정상 궤도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사실 제대로 가본 적조차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그 거리가 멀어지는 만큼 한국은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형 회계 사기 용인 국가로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IFRS17 인데 IFRS4 시절 일탈 쓰는 이유
회계는 기업의 거울이다. 기업이 얼마만큼 능력이 있는지, 질병 같은 게 있는지를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 그 ‘있는 그대로’ 비추기 위한 규칙이 회계 기준이다(실질의 반영).
세계 각국은 보험사의 있는 그대로를 반영하기 위해 기존의 IFRS 4를 대체해 새 국제회계기준 IFRS 17을 도입했다. 한국은 2023년 도입했고, 다른 주요 국들도 그 무렵 도입했다.
IFRS 17로 버전 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점은 보험 부채 평가가 원가가 아닌 시가 평가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30년 전에 의료비 실손보험을 팔았다고 한다면, 그동안 병원비는 시세나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했을 것이다. 보험금(기본적으로 보험 부채)은 그 변동된 시세에 맞춰 산정해 지급해야지, 과거 병원비 수준에 맞춰 지급해 주는 게 아니다.
그런데 삼성생명 등은 과거 유배당상품으로 팔았던 보험 등 보험 부채 평가할 때 시가가 아닌 보험을 팔았을 때 평가했던 보험 부채(원가)를 사용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는 삼성생명 등 한국 보험사의 일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안드레아스 바르코 국제회계기준위원회 회장은 이한상 한국회계기준원장을 세 차례 정도 만났는데 그때마다 이러한 우려의 뜻을 전했다. 이러한 우려들은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 보험사들은 보험 관련 국제회계기준이 IFRS 4 버전에 머물러 있었을 때 고객에게 줄 보험금(보험 부채)을 시가가 아닌 원가로 평가하는 회계적 일탈(carve out)을 쓰고 있었는데, 2023년 업그레이드 버전인 IFRS 17을 도입한 이후에도 계속 그 일탈을 유지하는 게 정상적이냐는 질문이다.
일탈은 정상 궤도에서 벗어났다는 뜻으로, 예외보다 훨씬 부정적인 표현이다. 회계상 일탈의 부정적 의미가 강조되면, 회계 사기 범죄(accounting fraud) 직전 단계로 의심된다는 뜻이다. 회계 조작 사기는 주식시장 최악의 범죄다.
하지만 한국 금융 당국은 이러한 회계상 일탈에 대해 삼성생명 등 한국 보험사의 특수한 환경 때문에 벌어진 불가피한 일이라고 대응해왔다.
‘삼성생명이 산 삼성전자 주식은 고객 돈으로 샀고, 용도도 고객 배당용이지만, 계속 안 팔고 안 줘도 돼. 계속 주가가 올라갈 텐데 팔면 손해잖아. 언제까지 안 팔 거냐고? 그건 보험사 마음이야. 그래서 굳이 시가로 평가할 필요가 없어. 고객에게 당장 배당 보험금 줄 계획이 전혀 없다니까. 이 너네 나라에선 이렇게 하면 안 되겠지. 하지만 한국에선 그래도 되니까. 이게 코리안 스타일이야’라는 식이었다.
기가 막히는 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시세는 약 3133조 원 사이에서 움직이는데, 삼성생명은 안 판다는 명목으로 이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보험 부채를 0원 처리했다.
만일 유배당 고객과의 약속대로 이 주식을 팔아 배당한다면 조 단위 보험금(보험 부채)이 발생하겠지만, 이 특수성, ‘고객 배당을 위해 주식을 샀지만, 팔고 줄 계획이 당장은 전혀 없다. 그러니 시가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하에 이러한 일탈을 허용했다.
아무리 특수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특수라는 건 한정된 상황에서 나온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삼성생명 회계 일탈을 허용하게 했던 특수성, 삼성전자 주식을 안 판다는 가정이 깨졌다.
올해 초 삼성생명은 안 판다던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팔았다. 삼성전자가 자기 보유 주식(자사주, 회사가 회삿돈으로 자기 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소각했기 때문인데, 자사주를 없애면 그만큼 다른 주주들의 지분율이 오른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 삼성화재도 삼성전자 주식 1.49%를 쥐고 있다. 합해서 총 10%다. 금산분리 원칙상 그룹 내 금융 계열사들은 산업 부문 계열사 지분을 10% 초과 보유할 수 없는데 그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맞춘 것이다.
그런데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 10%의 지분율이 상승하자, 금산분리 10% 한도를 지키기 위해 삼성생명은 초과 지분율만큼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10% 한도를 안 맞추면 불법이고, 최악의 경우 다 팔아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보유한 지분 없이 결코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없다.
이재용 회장이 쥐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은 1.65%, 직접 삼성물산이 가진 5.05%와 회장 일가(홍라희 1.66%, 이부진 0.81%, 이서현 0.8%)를 합쳐도 10%를 넘지 못한다. 저 둘을 합쳐야 약 20% 가까이 맞출 수 있어야 시총 400500조에 달하는 삼성전자를 쥘 수 있다.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를 빼면 나머지 계열사 시총은 10~2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코리안 회계 일탈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게 하던 ‘특수성’에 문제가 생겼기에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느냐를 두고 세간에선 의견이 갈렸다.
과거 유배당보험 고객 돈으로 산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서 이익 실현을 했으니 이제는 해당 고객에게 배당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팔게 된 이유가 고객 배당하려고 판 게 아니라 금산 분리에 걸리지 않으려고 판 것이니 지금처럼 고객에게 주지 않는 회계 처리 방법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후자의 논리가 어떠한 정합성을 갖는지 알 수 없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건 ‘그게 왜 니 돈이야’는 국제회계에선 통용되지 않는다. 팔아서 이익을 봤으면 돈을 주는 게 정상으로 보이며, 돈을 따도 안 주는 불법 도박판처럼 느껴진다.
보험업법에선 모회사, 회계처리에선 남남
삼성생명의 회계 일탈은 그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뿐 아니라 삼성화재 지분에서도 문제가 터진다. 삼성생명은 자사가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에 대한 회계 처리를 관계 회사(지분법)가 아닌 단순 투자 금융상품(매도가능증권,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 금융상품, FVOCI)으로 처리한다.
그런데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을 14.98%를 쥐고 있다. 보험업법상 금융사는 다른 금융사 지분 15% 이상 보유할 수 없지만 삼성생명은 그 한계치에 맞춰 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 없이 결코 삼성화재를 지배할 수 없다.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삼성화재 주요 주주는 삼성문화재단 3.15%, 삼성복지재단 0.37%, 이재용 개인 보유 0.10% 등 3.62%에 불과하다. 삼성화재 지분 14.98%나 쥐고 있으면서도 관계사로 처리하지 않고, 단순 투자상품(FVOCI)으로 처리하는 건 뭔가 이상하지만, 금융 당국은 이것도 허용해줬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1028호 문단 5번에서는 관계 회사로 분류하는 예시로 의결권 20%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20%가 절대 규칙은 아니며, 20% 미만이라도 지분 보유 회사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계사로 처리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의결권 20% 룰을 강조하면서 20% 미만이라고 해도 회사 경영에 유의미한 힘을 미친다는 명백하고도 객관적인 증거를 대보라는 식으로 버텼다.
관계 회사로 처리하지 않고 FVOCI로 처리하면 삼성생명 주주들에게는 불리하다.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관계 회사로 처리하면 당기순익에 쌓이지만, FVOCI로 처리하면 당기순익에 반영하지 않는다. 당기순익으로 쌓이지 않는다는 말은 투자 주식의 시세가 올라도 이익에 쌓이지 않는다는 뜻이니 배당도 못 하고 주가 상승도 제한된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해 삼성생명 보유 삼성화재 지분이 15.43%로 넘치면서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단순 투자자산으로만 볼 수 없게 되었다. 앞서 설명했듯이 보험사는 보험업법상 다른 보험사 지분을 15% 이상 들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다시 금융 당국이 나섰다.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은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15.43%를 넘었기에 자회사 편입을 허용하지만, 여전히 그 근본 속성은 투자자산이라며 계속 FVOCI 처리를 허용하고, 지분법으로 처리 안 해도 된다는 식의 해석을 내렸다.
이건 홍길동식 해석인데, 삼성생명은 보험업법에서 삼성화재의 부모 회사지만, 회계 장부에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남남으로 처리해도 된다는 말과 동의어였다.

볼수록 의아한 삼성생명 회계 처리
손혁 교수 “IFRS는 형식보다 실질 반영, 경영진 멋대로 아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실질상 단순 투자자산으로 삼성화재를 취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남남 관계인데 우연히 거래가 성립됐다고 하기엔 어려워 보이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손혁 계명대 교수는 지난 7월 16일 ‘제148회 회계기준원 포럼-생명보험사의 관계사 주식 회계 처리’에서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꼭 20%를 넘지 않아도 유의미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지분법으로 처리 가능한지) 살펴보았다.
▲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양사는 자사주 소각, 주주 환원율 50% 계획을 동일하게 발표하고 ▲ 2023년 양사는 공동 협업 투자 형식으로 블랙스톤과 6억 5000만 달러 펀드 투자 약정을 맺고 ▲ 2023년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이사가 삼성생명 CEO로 이동하고 삼성생명 이문화 부사장이 삼성화재 대표로 맞이동했으며 ▲ 양사 간 이용하는 공동 금융 플랫폼 모니모 개발 관련 삼성화재는 174억 원, 삼성생명은 143억 원을 내놨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제1028호 6번 문단을 보면, 지분율이 20%가 안 되더라도 ▲ 피투자자의 이사회나 이에 준하는 의사결정기구에 참여 ▲ 배당이나 다른 분배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을 포함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 ▲ 기업과 피투자자 간 중요한 거래 ▲ 경영진의 상호 교류 ▲ 필수적 기술 정보의 제공 등의 요건이 있다.
손혁 교수는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유의적 영향력이 입증된다면서(지분법 처리) 삼성물산의 모 부산 자회사의 경우 지분 19%인데도 관계 회사 처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규정들은 예시 사례이기에 이 밖의 다른 사안으로도 유의적 영향력 입증이 가능하며, 보다 명확한 판단을 위해 여러 증거가 필요할 수 있다.
나아가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관계 회사로 둬야 하는지, 아니면 지금처럼 단순 금융상품으로 처리할지에 대해 판단은 내리지 않았지만, 한국 회계 현실에 대해 따끔하게 조언했다.
손혁 교수는 원칙 중심의 회계, 연결 재무제표, 공정 가치 평가, 풍부한 주석 공시, 이 네 가지 사항이 회계 교과서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지만, 이것이 우리나라(삼성생명을 포함한)에서 제대로 이행되는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원칙 중심 회계라지만, 경영자 ‘내 맘대로’ 회계가 되는 경우가 많고, 보험 부채 평가할 때도 재량적으로 기준을 선정하고, 왜 이렇게 처리했는지 과정을 보여줘야 할 주식 공시는 결과만 달랑 나와 있고, 예전에는 규제 당국의 지휘가 좀 먹혔지만, 국제회계기준 도입 후에는 로펌, 회계펌, 가치 평가 기관들의 해석이 규제를 억누르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손혁 교수는 원칙 중심 회계 도입 후 형식에 ‘끼워 맞추기식’ 회계 처리로 실질을 가리는 행위에 대해서 학자로서 거의 최대치의 거부감을 표시했다.
“(경영자) 마음대로 (회계) 처리할 수 있을까요? 전혀 아니죠. 결과를 중요시할까요? 전혀 아닙니다. 형식보다 실질(substance over form)이란 말이 있습니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규제 중심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경제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만든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과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런 결과가 어떻게 도출됐는지 이해관계자들에게 설득을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원칙 중심의 회계에서는 경영자 재량권을 강화했지만 여기에도 한계치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들은 이해관계자들(투자자들)의 도전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는 거죠.”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의 작심
"내 맘대로 삼성생명 회계. 더 이상 용인 않을 것"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은 이날 토론자는 아니었지만, 맺음말을 통해 삼성생명 일탈 회계에 대해 매우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 해설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료하기에 발언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주]
오늘 좀 어려운 것 같지만 아주 재미있는 토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원래대로 돌아오면, 원장님 이런 토론회 왜 하시는 거예요?
제 생각은 이겁니다. 더 이상 이 회사 회계를, 이 회사에 그냥 맡겨 놨다가는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 또 사고치겠다는 강한 확신이 드는 경험을 최근에 했기 때문입니다.
뭔 소리인지 궁금하시죠? 한번 들어 보시죠. 2023년 보험회계에 IFRS 17이 적용된 후 너무나 많은 계리적 가정으로 장난을 친다는 소리를 들어서 작년 초에 ‘보험회계 위험 경고’라는 매일경제 사설을 씁니다. 계리사회가 항의도 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올해 5월에는 이런 게 있었죠. 메리츠 김용범 부회장께서 계리 가지고 너무 장난치는 거 아니냐, 그랬더니 이제 삼성에서 아니 예실차 적게 하는 게 IFRS지, 이게 뭐 마냥 보수적으로 하는 게 맞는 거냐라고 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예실차: 예상 손해율과 실제 손해율 간 격차, 쉽게 말하면 예상했던 손해율보다 실제 손해가 더 적으면 예실차 이익이, 실제 손해가 더 많으면 예실차 손실이 난다. 0으로 딱 맞추는 게 보험사 입장에선 좋겠지만, 실제 손해가 얼마 날지 충분히 대비해야 고객이 제때 보험금을 받는다.)
이 회사는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잘하고 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삼성 서초 캠퍼스엔 삼성생명 건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이건 뭘까요? 이게 재미있는 파트인데 5월 초 제가 어떤 지인에게 받은 사진입니다. 삼성생명 서초 사옥 건물 내 층마다 있던 스탠딩 배너라고 합니다. 근데 여기 보시면 알겠지만 문자가 같이 왔어요.
원장님, 요새 삼성하고 완전 잘 지내시나 봐요. (찡긋 찡긋). 무슨 소리야? 그리고 이제 제가 봤어요. 그랬더니 두 가지가 눈에 띄었는데요.
여기 이제 뭐라고 쓰여 있었지만 이건 어려운 얘기니까, 제가 외계어를 풀어 보면 “여기 회계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이 언급되는데요. 회계 기준에 하라고 하는 안 된다는 말이 없으니까 뭔가를 찾아내 가지고 이익 조정 방법론을 만든 다음에 4월에 이거를 질의를 해서 회계 기준하고 감독원의 의견을 7월까지 받아내서 자기네가 이거를 이제 12월에 실행하면 지급 여력이 높아지는 방법을 우리가 개발했다.”
이제 이게 외계어인데 번역을 해 보자면 “보험을 팔아서 처음에는 이익이 많이 나는데 나중에는 손실이 많이 나게 되면 손실을 보여줘야 되잖아요. 이때 다시 이익이 많이 나는 걸 타서 이걸 합치는 겁니다.” 퉁 치면 이제 이렇게 보이게 되겠죠. 그래서 회계기준원하고 계리사회를 시켜서 우리가 CSM(보험계약마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이런 회계 기준 개정을 건의해 보자.
여러분들이 방금 보신 거는 세계 최초로 회사가 이익 조정을 위한 수단을 개발하고 오피니언 쇼핑을 한다는 직접 증거와 회사가 이익 조정을 위해서 기준 개정 로비도 한다? 이게 적어도 사람들 머릿속에 있거나 수첩 속에 있을 수는 있는데 이걸 배너로 만들어서 지나가는 청소 아줌마들도 보고 기자들도 보고 외부인들도 보게 해, 이게 앞으로 세계 최초 이익 증거 직접 사진으로 많이 쓰일 것 같습니다.
제 반응은 어땠겠습니까? 한 마디로 영어로 하면 ‘Duh’입니다. 너무 이 황당한 놈들이네.


그래서 제가 신사적으로 삼성준법감시위원회라는 데가 있잖아요. 삼성에 제가 직접 뭐라고 할 건 아니고 준감위한테 ‘이거 좀 봐줘라. 좀 시정을 해라. 그리고 조사를 해서 왜 이런 게 생겼는지를 보고 결과를 6월 2일까지 보고해 달라’고 했죠.
그랬더니 전화가 와요.
그쪽에서 우리 연구위원한테 전화가 오는데 아니, 우리가 도대체 뭘 잘못했어요? 열심히 일하는 게 죄입니까? 이한상 원장님 도대체 왜 저러시는 거예요?…
저도 황당하고 저쪽도 황당한가 봐요. 누가 맞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또 이상한 거는 이거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 자체 조사를 하는데 거기서 프로젝트를 하는 여러 회계법인의 회계사들 불러서 이 사진 봤느냐, 이거 네가 찍었느냐, 혹시 이거 네가 반출한 거 아니냐 하고 피조사자인 사람들이 회계사를, 아주 독립적으로 잘 보호해야 되는 회계사들에게 막 하시는 거예요.
(원칙적으로 회계사는 시험감독관, 기업은 수험생이라고 한다. 수험생이 부정을 저지르는지 감독관이 감시하는 체제지만, 한국 회계에선 감독관이 을이고, 수험생이 갑이다.)
저는 너무 마음에 안 듭니다. 그렇지만 그냥 어떻게 하나, 놔두고 봤어요. 그냥 삼성 준감위에서 잘 알아서 하겠지, 결과는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함흥차사인데 준감위가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나 봐요. 근데 6월 달에 중감위가 이제 비공개로 전환이 되었다는 기사가 나오죠. 왜 비공개죠?
삼성에서는 ‘그런 것 같아요. 위원장의 일정이 변경돼 가지고 아니고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냐면 6월 18일 이 건에 대해서 얘기를 해요. 준감위라는 거는 조사 결과를 받은 다음에 이걸 어떻게 하자고 하는 것인데, 중간에 당사자, 아까 배너에 나왔던 삼성생명 재경팀 팀장님께서 나와서 항변을 하시면서 ‘도대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왜 나한테 시비를 거느냐, 난 잘못한 게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위원을 많이 해 봤지만 어떤 분이 나와서 ‘나 잘못 없다’ 그러면 네가 잘못했다고 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아마 제가 건너건너 듣기로는 ‘야, 배너 치우고 앞으로 조심해’ 이러고 끝난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희 쪽에는 어떠한 연락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제 한 신문 기자들이 저희가 삼성생명을 봐줬다느니 무슨 삼성을 편을 들었다니 하는 게 나오니 저는 또 얼마나 이상하겠습니까? 그런 거 없는데… 그래서 이 기사가 나오자마자 전혀 연락도 없다가 전화가 옵니다. 최고 경영진이 한번 만나시자는데요.
그래서 내가 (준감위 보고 조사해 달라고) 날짜도 준 마당에, ‘이런 기사 나왔는데 내가 당신들 만날 수 있겠어?’라고 거절을 합니다. 그랬더니 오비이락인지 모르겠는데 바로 다음 날에 그 기다리던 준감위 연락이 옵니다.
준감위 이메일에 뭐라고 쓰여 있었냐면 ‘귀 원에서 접수해 주신 신고에 대해서 조사 및 검토를 한 이후 관계사인 삼성생명이 필요한 조치를 권고하였고 이에 따라 삼성생명에서 후속 조치들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조치를, 무슨 권고를 했고, 무슨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인지 알 길은 없고 사실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안물안궁입니다.
그랬는데 모 매체에서 기사가 나오는데, 우리가 그 배너에 나와 있는 거 있죠? 거기에 우리가 나와 있는 거니까, 너네가 진짜로 (삼성생명) 봐주려고 한 거 아니냐. 그래서 아니다. 우리가 이런 기사들이 있지만, 이거 질의 회신을 우리가 아직 논의하고 있고 결정 내린 바 없고, 그전 거는 우리가 잘 처리해서 그건 안 하기로 했다고 보도 자료를 냅니다. 그리고 그 금요일 날, (삼성생명 일탈 회계 관련) 질의 회신 연석 회의라는 걸 하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7대 3으로 안 된다. 그게 너무 좀 이익을 막을 조정하려는 구상(Scheme)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는데, 여기서 보면 금감원도 회계기준원도, 영국 런던의 국제회계기준위 의견도, 교수님들도 다 안 된다고 하는데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회계사들입니다.
참 놀랍죠. 그러면 또 이제 삼성이 어떻게 나올까요? 이거 뭐 냈는데 잘 안 됐으니까 이제 포기해야지, 그럴 것 같습니까? 아닙니다. 이분들은 약간 삼성 라이온즈의 요기 베라 같아요.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야.
그러면서 자기들이 어떻게 해서 이게 불리한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는데, 질의자는 거기 참석할 수가 없잖아요. 알 수가 없잖아요. 근데 어떻게 들었는지 저희한테 회의가 다 끝나서 결정이 됐는데 질의를 철회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냅니다.
질의를 철회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세요? 질의를 철회하면요. 여태까지 있었던 모든 그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공개가 안 됩니다.
그냥 질의를 철회했기 때문에 대답을 할 게 없어지는 거죠. 이번에 불리한 결과인데 다시 전열을 재정비해서 다시 질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황당하죠. 이게 바로 지금 이 건과 관련된 회사와 회계사들의 태도입니다. 비난했던 회계 커뮤니티 회계사가 그러셨죠?
이한상이가 정권 바뀌니까 삼성을 때려 가지고 한 번 어떻게 해보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
(이한상 회계기준원장은 서울 휘문고-서울대 경영학과 90학번 출신으로, 1993년 행정고시 37회 재경직에 합격, 국세청 세무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으나, 민간 회계 쪽으로 경력을 이동했다. 2022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정책총괄본부 소속에 참가하였으며,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경제1분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일각에선 그가 정치적 입지 변화를 위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으며, 모 매체 기사에서 간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답답합니다. 여기 보시면 이분이 그러셨죠. 오피니언 쇼핑을 하고 있다. 회계기준원이 아닙니다. 누가 오피니언 쇼핑하고 있나요? 삼성생명과 회계사가 붙어서 질의를 해서 안 될 것 같으면 철회까지 해 가면서 저희를, (회계기준원)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둘째, 회사는 누구를 위해 회계 처리를 하고 있습니까? 주주를 위해? 계약자를 위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배 주주를 위해 ‘답정너’ 회계 처리를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셋째, 감사인은 투자자를 위한 자본시장의 파수꾼입니까? 많은 경우 그렇지만,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 회사, 이 블랙홀이기 때문에 무게감이 너무 있습니다. 이 근처만 가면 멀쩡하던 사람들도 다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넷째, 인민재판을 한다고 하는데요. 회사가 투자자를 위해 투자하지 않고, 지배 주주들을 위해 답정너 회계를 하고, 감사인이 이걸 효과적으로 막지를 못하면, 적어도 여기 나와 있는 분들이 인민들은 아니잖아요. 이런 분들의 말씀을 한번 들어보는 게 좋지는 않은가.
마지막으로 잘못하면 감리받고, 회사와 회계사가 처벌받는데, 너네가 왜 이런 식이냐.
제가 삼성바이오로직스 감리해 봤잖아요. 감리는요, 너무나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고 외과 수술이고 피가 많이 철철 흐릅니다. 그 전에 조금 얘기를 해서 저는 삼일회계법인도 삼성생명도 저한테 감사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런 거 안 하면 감히 삼일회계법인이 삼성한테 가서 이거 지분법 한번 리뷰를 해 보시죠라고 말도 꺼낼 수 있겠습니까? 삼성생명도 답답할 거예요. 본인들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삼성 사업지원 TF에서 하는 거니까. 하지만 제가 이걸 열었기 때문에 삼성 사업지원 TF한테 가서 시끄러우니까, 이거 한번 논의해 보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말은 꺼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제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숫자가 뭡니까? 69에 60. 한국의 2025년 그 유명한 회계 투명성 숫자입니다.
트렌드를 보면 좀 좋아졌다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데요. 이런 게 나올 때마다 금융감독원에서 설문 조사합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 점수가 나빠요? 괜찮은 것 같은데, 우리 이거 뭐 설문조사가 잘못된 거 아닌가요? CEO가 대답했어….
방금 삼성생명이 실제로 회계사들과 회계 처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셨으면 저는 이 숫자가요, 우리한테 딱 맞는 숫자라고 생각해요. 회계를 가지고 룰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시스템을 훼손(leak)하겠다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는데 어떻게 이 점수가 안 나오겠습니까?
저는 이게 맞는 점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삼성 회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뭐 어쩌자는 거냐. 저는 이게 개인 차원의 기분 나쁘다 이런 게 아닙니다. 회계 제도를 훼손하려는 자들이 있고, 이 사람들은 자본주의적이기 때문에 시스템을 저는 방어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까 국제회계기준을 고친다고 하는 거 있죠. 이미 저희는 그 제안을 국제회계기준위에 전달할 생각도 없었지만, 저희가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접촉을 해서, 런던에 가서, 이런 말도 안 되는 게 IFRS 17 사후이행검토위원회(PIR)에서 외국 리퀘스트가 서울에서 온다 그러면 그거는 X표를 치라고 제가 11월까지 확실히 할 거고, 11월에는 IFRS 17 보험 담당자가 여기 와서 그런 건 말도 안 된다고 얘기를 할 겁니다.
다음 이거 질의 있죠. 자기네가 이렇게 간을 보고 질의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적 자원을 써서 결론을 내려 안 된다고 했더니, 질의를 철회해 안 된다는 걸 공표를 못 하게 합니다. 저는 이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기록을 남겨서 국민들에게 다시는 이런 시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알려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다음에 공수표, 계약자 지분 조정. 계약자 지분 조정이라는 게 원가 청산 개념입니다. 언제 팔지는 모르지만 팔아서 이익이 나면 얼마를 주겠다, 쉽게 얘기해서 공수표거든요.
그런데 진짜로 얼마를 줄 거야? IFRS 17 보험 부채는 얼마야? 빵입니다. 그래서 공수표 계약자 지분 조정 뒤에 숨어서 보험 부채를 0을 유지하면서 총수 일가를 위해서 삼성전자 주식은 절대 팔 일이 없다는 일탈 회계의 전제를 만들어 놨는데 이게 이제 무너졌죠.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따라서 삼성생명이 반기 보고서에서 계약자 지분 조정 일탈에서 원상 복귀해서 IFRS 17 보험 부채를 만약에 안 잡는다. 제가 내일 모레 우리 위원회에 안건을 올린 게 있는데 그랬을 때는 도대체 IFRS 17 부채를 적용하면 어떻게 나오는지 공시를 하도록 강제를 하겠습니다.
제가 계약자 지분 조정 및 일탈과 관련해서 지금 IFRS 17을 적용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 캐나다, 호주입니다. 그리고 캐나다 호주의 힙, 그다음에 캐나다 아먼드하고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했더니, 제가 이제 메모를 좀 해 놨는데 핵심만 보면 이렇습니다.
‘야, 이게 미쳤구나, 정상이냐? 이 정도면 단순한 회계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다. 회계 투명성에도 심각한 의문이 생기고 솔직히 감독 당국이 이걸 제대로 보고 있는지도 걱정이 된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기준에서 이탈한 관행이 퍼져 있는데 이게 IFRS 17를 몰라서 이러는 거야, 아니면 무슨 음모가 있는 거야’라는 수준으로 저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투자자와 공익을 위해서 내 마음대로 삼성생명이 회계 처리를 하지 않도록 만약에 질의가 오면 지금까지 답변을 회피했던 전례와 다르게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 관련해서 제가 재미있는 조사를 몇 개 했죠. 전국에 계신 재무회계 교수님들에게 ‘어떤 게 더 맞는 것 같습니까’라고 질의를 했어요.
‘지분법이 맞습니까? 현행 유지가 맞습니까?’라는 대답에 60%가 지분법이 맞다고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FVOCI를 유지해야 된다는 거는 15%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 ‘이거 감독 당국이나 설계 기준에 개입해야 되니’라고 물어봤더니 진짜 ‘찐 개입을 해야 된다’는 거는 30%밖에 없었지만, 원칙으로는 개입하지 않는 게 좋지만, 논란이 되거나 공익 목적이 중요하면 51%는 개입하셔도 된다’라고 그린 사인을 줬습니다. 80%가 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회계 커뮤니티에도 물어봤죠. 물론 이 회계 커뮤니티에는 1만 4000명의 회계사가 있는데 고작 0.87%인 127명만 참가하셨지만 우리 또 삼일회계법인 분들도 많이 참가하셨겠죠. 하지만 내용을 보면 여기서도 지분법을 해야 된다는 분들이 현행 유지해야 된다는 분들보다 많았습니다.
그리고 개입해야 된다까지 합치면 76%입니다. 다음에 마지막으로 제가 인공지능에 물어봤습니다.
인공지능 5대장이 있죠. 한 인공지능에다가 특정 시간 간격으로 새 창을 열어서 20번 반복을 합니다. 그러니까 5 곱하기 20, 100번을 돌려본 겁니다. 그랬더니 결과, 지분법이 81% 그리고 개입해야 된다가 87% 이렇게 나옵니다. 이거를 그래프를 제가 한번 그려 봤어요. 그랬더니 이렇게 됩니다.
왼쪽은 지분법 해야 된다는 거고 오른쪽은 맨 왼쪽에 회계사, 교수, 인공지능입니다. 이게 오른쪽이 뭘까요? 회사로부터의 거리입니다. 회사로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인공지능은 감정이 없잖아요. 그리고 교수님들은 회사에 개입이 안 돼 있겠죠.
만약에 회사에 조사를 했으면 아마 40%보다 더 아래로 나왔겠죠. 20%나 0이 나올 수도 있었겠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거는 회사로부터의 거리, 독립성이 이 지분법 적용의 핵심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계는 인간의 눈치를 볼 일이 없고, 교수가 회계사들보다는 회사 눈치를 볼 일이 없고, 그래서 저도 스스로 묻습니다.
‘내가 여기서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 거야, 회계사 왼쪽에 있어야 되는 거야, 회계사 교수 사이에 있어야 되는 거야. 회계 기준은 어디 있어야 되는 거야.’ 그리고 기자님들도 우리 매체는 어디에 있어야 되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유배당 계약자의 보험료로 취득한 주식을 이재용을 위한 사내 일부인 계약자 지분 조정으로 묶어 둔 것에서 시작됩니다.
공수표인 계약자 지분 조정 뒤에 숨어서 삼성전자 주식은 이재용의 삼성그룹 지배를 위해 영원히 팔지 않겠다면서 IFRS 17 보험 부채를 0원으로 잡겠다는 비정상적인 일탈에서 즉시 원상 복귀해야 됩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판 부분은 IFRS 17을 쓰고, 주식을 안 판 부분은 계약자 지분 조정, IFRS 4 일탈을 계속 유지하겠다? 이거는 정상적인 국가의 금융 당국이라면 철퇴를 내릴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 생각이 없어서 그래, 우리는 이거 자본으로 올리고 IFRS 17 부채는 0으로 하고, 0이라고 잡을 수도 있습니다. 재무적으로는 좋아지겠죠. 대신 그렇게 하는 경우에는 유배당 계약자와 시민사회, 정치권의 비난을 감수해야 됩니다. 떡도 들고 떡도 동시에 먹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욕도 안 먹고 이익만 챙기겠다는 건 도둑놈 심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소란은 어디서 비롯되느냐, ‘서초딩’, 서초동에 있는 초딩들이죠. ‘삼무원’, 삼성에 있는 공무원들이죠. 이분들이 사업지원 TF에서 밸류업 헛발질을 하면서 시작된 겁니다. 어른답게 자기가 저지른 짓은 자기가 치워야 할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왜 우리나라에 외국계 보험사가 없을까요? 제가 커뮤니케이션을 보면 이렇습니다. 너네 회계 장부를 믿을 수 없어, 뭘 사고 뭘 팔아야 되는지를 알려면 회계 장부를 줘야 되는데 너네 IFRS 17 안 쓰고 있으니까 알 수가 없어.
반대로 물어볼게요. 저는 삼성생명이 정말 좋은 회사가 돼서 글로벌이 됐으면 좋겠는데 일본은 니폰라이프도 있고 다이이치생명도 있죠. 근데 왜 우리는 없을까요? 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금고지기 노릇을 하면서 삼성전자 주식을 너무나 오래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가서 삼성전자 주식을 반만 팔고, 그 반을 엔비디아(NVIDIA)나 TSMC에 묻었으면 훨씬 더 좋아졌을 것입니다.
지금 삼성생명이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너무 낮은 거는 삼성전자 주식을 너무 많이 들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들 아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게 어떤 방법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에서 특혜를 줘서 바이오로직스나 물산이 떠가든 뭘 어떡하든 삼성전자가 삼성생명 발목을 좀 놔주면요. 그래서 삼성전자 주식을 좀 매각할 수 있다면, 주가는 곧바로 2배, 3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바로 밸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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