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낙지부동 타파"…이재명 대통령, '감사원 정책감사' 폐지 지시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5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24. [email protected] /사진=고범준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행정 활성화를 위해 정책감사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라고 지시했다. 직권남용죄에 대한 신중 수사 및 기소를 위한 법 개정도 추진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와 제도를 정비할 것을 지시하셨다"며 "5가지 주요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 실장은 "과도한 정책감사의 폐단을 차단하고 적극 행정을 활성화하겠다"며 "그동안 정부가 교체되고 나면 이전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감사와 수사로 공직사회가 위축되고 경직됐다. 과거의 악순환을 단절하겠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또 "직권남용 수사를 신중하게 하고 직권남용죄가 남용되지 않도록 법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민원·재난·안전 업무 담당 공직자나 군 초급 간부 등에 대한 처우 개선 및 보상 강화 △AI(인공지능) 시대에 걸맞게 공무원 당직 제도 개선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포상 및 승진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강 실장은 과제 추진 과정과 관련해 "정책감사 폐지, 직권남용죄 신중 수사, 당직 제도 전면 개편, 포상 확대는 앞으로 100일 이내에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처우 개선 및 AI 교육 강화, 승진 확대 등 예산이 필요한 과제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강 실장은 밝혔다. 직권남용죄 신중 수사와 관련 법 개정은 국회 및 법무부, 법제처와 협의해 추진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봉욱 민정수석을 팀장으로 하는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한다. 대통령실의 재정기획보좌관실, 균형인사제도비서관실, 인사비서관실, 자치발전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사법제도비서관실이 참여한다. 정부에선 감사원,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 인사처 등이 함께 한다.

강 실장은 "이번 조치로 공무원들이 미래를 향해 정책 결정하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통령실은 국민의 삶에 밀접한 정책 아젠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발표하고 세심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봉욱 민정수석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 관련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07.24. [email protected] /사진=최동준

해당 TF팀장을 맡은 봉욱 민정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정책감사와 관련해서는 실제 실천의 문제가 있고 제도적인 틀을 개선한 부분이 있다"며 "악순환을 끊는 방향으로 실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적으로는 감사원 규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해 감사원 및 기관들과 협의가 될 예정"이라고 했다. 감사원 감사사무 처리규칙 5조2항에 따르면 정책결정의 기초가 된 사실판단, 자료·정보 등의 오류, 정책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의 적정 여부,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적법성, 절차 준수 여부 등은 감찰 대상으로 한다.

직권남용죄 신중수사를 위한 법 개정과 관련해선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며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법무부·검찰과 협의해서 직권남용죄 수사나 기소 여부를 신중하게 해서 공무원들이 직권남용죄 수사로 인해서 위축되거나 경직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요즘은 '복지부동'이 아니라 '낙지부동'이라고, 붙어서 아예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며 "공무원들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도 바꾸고, 제도도 바꾸고, 특히 정책 감사, 수사 이런 명목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을 괴롭혀서 의욕을 꺾는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5.07.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