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5일 “오늘을 기점으로 국방부와 군은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오직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에만 전념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그동안의 관성과 관행에서 벗어나 문민통제의 원칙에 따를 것이며, 지난 상처를 딛고, 제복의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오늘날 우리 군은 대내외적으로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도전에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 절벽과 북한 핵·미사일의 고도화, 국제정세의 유동성 증대와 세계 각지의 전쟁, 급속한 첨단 전력의 발전 등 무엇 하나 가볍게 대응할 수 없는 도전들이 국운을 건 응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로 복합적인 안보 위기에 대응할 시간을 허비했다”고 했다.
5·16 쿠데타 이후 첫 문민 국방부 장관인 안 장관은 국방개혁을 자신의 사명으로 꼽았다. 안 장관은 구체적으로 “우리 군을 ‘진정한 국방’이 구현된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겠다”며 “군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운영되어야 하고,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준수한 가운데 외부의 적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또 인공지능 등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첨단강군’을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심화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력한 국방력으로 억제력을 갖추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두겠다”며 “강한 힘으로 평화를 만들고,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으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군 장병들을 향해선 “문민 국방부 장관으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군에 창의적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국방 가족 여러분이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친구가 되겠다”며 “여러분의 헌신과 애국심을 신뢰한다. 소통하며 함께 문제를 풀어가자”고 당부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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