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천재’라며 기대했던 김범석(21·LG·사진)이 현역 입대를 준비한다. LG 구단은 오랜 기간 슬럼프에 빠진 김범석에게 군 복무를 통해 몸과 마음을 재정비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지난 29일 통화에서 “김범석이 먼저 군대에 다녀오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날짜가 나오는 대로 입대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상무 야구단에 지원했으나 탈락한 김범석은 현역 입대 예정이다.
김범석은 올해 1군 엔트리에 한 번도 등록되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12경기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타율 0.214, 홈런 2개를 기록한 채 지난 4월 9일 SSG와 2군 경기를 마지막으로 경기 출전 기록 자체가 없다.
김범석은 여름이 되기 전부터 컨디션 난조로 인해 선수단 훈련에서 아예 배제된 상태였다. 그는 부산의 본가에 내려가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안정을 취하며 야구와 멀어져 있던 그는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하길 원했고 구단과 협의 후 입대를 결정했다.
김범석은 2023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아 데뷔한 유망주다. 타격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고 평가받으면서 ‘천재 타자’로 불렸다.
그러나 프로 데뷔 후에는 급격하게 불어난 체중으로 인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백업 포수로 뛰며 70경기에서 타율 0.241, 홈런 6개를 기록했으나 시즌 후반 부진이 거듭되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줄곧 김범석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왔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에는 마무리 캠프에서 김범석을 혹독하게 다이어트 시킨 뒤 기본기 훈련을 강화해 기량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슬럼프 탈출은 쉽지 않았다. 김범석은 올해 1월 구단 신년 인사회에도 불참했다.
김범석이 자리를 비운 사이 1군 백업 포수 자리는 ‘군필 신인’ 이주헌(22)이 완전히 차지했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는 이주헌은 8월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1군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LG 구단은 아직 김범석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차 단장은 “아직 젊은 선수이기에 군대를 다녀와서 잘할 수 있으리라 본다”라며 “군대에서 자연스레 체중 감량도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팀에서 원하는 체중 감량 등은 결국 선수의 노력과 의지 문제다. 김범석은 이제 백의종군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군대에서의 시간은 향후 김범석의 야구 인생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