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엔화가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달러=154엔49전까지 하락해 2월 중순 이후 가장 약세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이 수일 내 해제될 것이란 기대감에 시장에서는 달러화 매수·엔화 매도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현재 엔화 약세의 근본적인 배경은 일본의 초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엔화를 빌려 달러나 고금리 통화로 운용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재개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미일 간 금리차가 5%대에서 3%대로 줄어들면서 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약해졌고, 투기세력의 포지션도 작년만큼 확대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유효한 모습이다.
엔화가 1달러=155엔이란 심리적 경계선에 근접하면서 일본 정부가 환율 구두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생상은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를 자극해 소비자물가를 밀어 올릴 우려가 있다"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투기적 엔 매도 포지션이 아직 과도하지 않아 구두 개입의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가 실제 외환 시장에 개입했을 당시에는 환율이 1달러=161엔대 후반까지 급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현 수준에서 실제 개입의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미일 금리차가 축소된 상황에서도, 일본의 금리 인상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단기간에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출범 이후 미일 금리차 축소를 예상한 엔 매수 포지션이 일부 정리됐지만, 새롭게 대규모 엔 매도가 쌓이는 조짐도 없다"며 "환율은 완만한 달러 강세·엔 약세 흐름 속에서 당분간 154~155엔 부근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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