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에서 어린 시절 납치됐던 이들이 친부모와 재회하는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면서, 부잣집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일본 남성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재조명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건의 주인공은 지난 1953년 3월 30일 일본 도쿄 스미다구에 있는 산이쿠카이 병원에서 태어난 남성 A씨다.
A씨는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는 부유한 부부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병원의 실수로 13분 뒤 태어난 B씨와 뒤바뀌게 됐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이 된 A씨는 두 살이 되던 무렵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도와 동생을 돌보며 지냈다. 온 가족이 작은 원룸 아파트에서 살았으며 A씨는 생계를 위해 중학생 시절때부터 공장에서 근무해야 했다.
A씨가 자신의 뒤바뀐 운명을 알게 된 것은 수십 년이 지난 후였다. 2009년 A씨의 친형제들이 다툼을 벌이면서다.
당시 B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받을 유산 중 일부를 아버지를 돌보는 대가로 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를 돌보지 않고 요양원에 입원시켰다.
A씨의 친형제들은 B씨의 외모가 자신들과 다르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다. 또,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 '병원에서 간호사가 아기를 목욕시킨 뒤 옷을 갈아입혔다'는 말을 기억해내고 B씨와 유전자 일치를 검사하기로 했다.
B씨가 버린 담배꽁초를 입수해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B씨와 형제들 사이 생물학적으로 일치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병원 기록을 조사해 친형 A씨를 찾아내게 됐다.
그러나 A씨가 친형제와 재회했을 때는 양친 모두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그 사이 엘리트 코스를 밟은 B씨는 부동산 회사 사장 자리에 올라 있었다.
60년 가까이 가난한 집안을 책임져 온 A씨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은 2013년 A씨의 승소로 막을 내렸으며 병원은 3800만엔(당시 환율 약 4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A씨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 친부모님이 나를 키워주셨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를 키워준 가족들 역시 감사하다. B에 대한 원망은 없다. 우리 둘 다 피해자”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1957~1971년 사이 최소 32건의 신생아가 뒤바뀐 사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58년 4월 도쿄의 한 산부인과에서도 뒤바뀜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남성은 친부모를 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 도쿄 지방법원은 올해 4월 도쿄도에 호적 조사를 명령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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