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한 남성이 소리쳤다. “세계 최초로 공개합니다! 변신!” 그가 탄 대형 승합차 뒷문이 열렸다. 트렁크 안에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동차 모듈과 비행 모듈을 결합한 플라잉카였다. 직접 플라잉카를 몰고 날아오른 이는 샤오펑후이톈(小鵬匯天)의 창업자 자오더리(趙德力·47)였다.
그는 엔지니어도, 항공 전문가도 아니었다. 후난(湖南)성 한서우(漢壽)현 시골 출신의 그는 둥팅후(洞庭湖) 습지에서 놀던 어느 날, 날아오른 헬리콥터 한 대를 보고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하지만 시골 오남매집 막내아들인 그는 중학교만 마치고 생업에 뛰어들어야 할 정도로 가난했다. 생산직·노점상·경비원 등을 하며 어렵게 모은 돈으로 모형 비행기와 초소형 헬리콥터를 만들었다. 직접 하늘을 날겠다며 비행교육도 받았다.
자오는 2013년 직원 20명과 함께 후이톈(匯天)이란 비행 관련 기업을 세웠다. 시작은 고통스러웠다. 추락하며 크게 다치는 일도 반복됐다. 계속된 실패에 직원들은 떠나가고 자신과 조카만 남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제작한 제품인 진더우윈(손오공의 근두운)의 첫 유인 비행은 1563번의 실패 후 성공했다. 최대 100㎏을 실은 채 초속 20m로 최대 30㎞를 달릴 수 있었다.
자오더리는 투자자인 허샤오펑을 만난 2020년 본격적으로 날아올랐다. 샤오펑자동차 창업자인 허샤오펑은 자오더리의 꿈에 매료됐다. 둘의 만남이 이뤄진 뒤, 허샤오펑이 우선주와 전환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오에게 9000만 달러(약 1262억원)를 지원했다.
이 투자금이 마중물이 돼 기술 혁신을 거듭했다. 본지가 최근 방문한 광둥성 광저우 본사 벽면에는 특허증서가 가득했다. 지난해까지 등록한 특허만 889종. 동력시스템·무인주행 등 플라잉카 핵심 기술 관련이다. 직원 1400명 중 80%가 연구개발자다.
5.5m 길이 자동차 모듈엔 최대 5인, 비행 모듈엔 조종사를 포함한 2명이 탈 수 있다. 비행 땐 자율주행 모드도 가능하다. 홍보 담당 천푸민(陳馥敏)은 “우리는 세계 최초의 플라잉카를 양산했고 내년부터 연간 1만 대를 양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가는 200만 위안(약 4억원)인데 사전 접수 주문만 5000건이다.
중국은 지난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저공경제를 전략 신흥산업에 포함했다. 저공경제는 1000m 이하 저공영역에서 유·무인 항공기를 이용한 산업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의 저공경제는 2035년 3조5000억 위안(약 687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선두 업체로는 이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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