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를 위협하는 기업. 미·중 무역전쟁의 최전선에 선 기업. 바로 화웨이다. 그런 화웨이가 지난 8월 트라이폴드폰 신제품 ‘메이트 XTs’를 공개했다. 아직 삼성전자도 트라이폴드폰을 내놓지 못했을 때, 화웨이는 벌써 2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부문을 이끄는 사람이 위청둥(余承東·56)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다. 1969년 안후이성 류안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 시절 죽도록 가난했다. “어릴 때 형이 죽고 모친이 젖이 나오지 않아 난 밀가루 풀을 먹고 자랐다”고 회고할 정도다. 주경야독 끝에 칭화대 무선통신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던 1993년, 프로젝트를 위해 선전을 방문했다가 화웨이에 입사했다.
당시 화웨이는 직원 200명. 24세 위청둥은 말단 엔지니어로 입사한 뒤 4세대 기지국 프로젝트를 이끌어 인정받았다. 2018년 임원이 된 그는 2019년 화웨이를 국내 스마트폰 판매 1위, 세계 2위로 만들었다. 그는 늘 “화웨이를 이기는 기업은 결국 화웨이뿐”이라고 말한다.
평범한 말단사원이 소비자 부문 CEO로 클 수 있었던 건 화웨이의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 덕이다. 화웨이는 매년 학부 졸업생 1만 명을 ‘화웨이 인간’으로 만든다.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교육 방식으로 군인 출신인 CEO 런정페이가 고안했다.
신입 사원 1인당 1명의 멘토가 입사 전 미리 배정된다. “멘토를 안 하면 관리직 승진이 불가하다”는 말도 있다. 신입은 팀을 이뤄 통신 장비를 데이터센터가 몰린 구이저우의 산악지대로 운반해 설치하는 훈련을 받기도 한다. 문·이과 예외가 없다. 21~25세에 입사한 신입이 15년간 평가를 거쳐 36~40세에 임원이나 전문가가 된다. ‘시련이 깊을수록 더 강해진다’는 게 화웨이의 사내 교육 철학이다.

직원들이 시련을 통해 성장하듯, 화웨이 역시 시련 속에 강해지고 있다. 최근 닥친 위기는 2019년 미국의 제재와 함께 시작됐다. 통신장비 수출, 첨단 반도체 수입과 위탁 생산이 막혔다. 남은 길은 혁신뿐이었다. 왕젠펑 공공·정부업무부 총재는 본지에 “미국의 제재가 풀린다는 환상을 버렸다”고 했다. 시련의 시기, 화웨이는 R&D 투자를 늘렸다. 화웨이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15~2020년 15%대였다. 그러나 이 비중은 2021년 22.4%로 확 늘어난 뒤 4년 연속 20%대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11.6%)와 SK하이닉스(7.5%)를 크게 웃돈다.

아무리 투자금을 늘려도 인재가 없으면 꽝이다. 그걸 알기에 화웨이의 ‘인재 사랑’은 유별나다. ‘인재 특구’ 직원은 아파트를 시세의 30%에 임대한다. 세계 상위 30개 대학 박사 등을 대상으로 한 ‘지니어스 유스’ 선발자에게는 89만6000위안(세전, 약 1억7925만원)~201만 위안(약 4억원)의 연봉을 준다. 화웨이가 공개한 기술적 난제를 푸는 인재는 ‘수석 과학자’로 영입한다. 500만~2000만 위안(약 10억~40억원)의 현금과 연구소 인력을 지원한다. 본지 취재팀이 찾은 ‘혁신의 심장부’ 상하이 R&D 센터에만 연구원 2만 명이 일하고 있다. 전체 직원(20만8000명) 중 55%인 11만 명이 R&D 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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