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피에 입사해 폭락·강세장 모두 지켜본 증권사 연구원이 바라보는 4000피는?

2025-10-27

“실물경제 뒷받침 안된 ‘불장’에 우려”

“개미, 기업 가치 철저히 따져 투자를”

내년에도 AI 투자 늘지 지켜봐야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를 넘긴 것은 일시적인 여러 호재성 재료들을 과도하게 해석하면서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려면 결국 실적과 글로벌 경기가 좋아야하지만 과연 좋은지 고민이 크다.”

코스피가 처음 2000포인트를 넘긴 2007년 대우증권 프라이빗뱅커(PB)로 증권가에 발을 들였던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WM혁신본부 상무)은 ‘코스피 4000 축포’가 터진 27일 실물 경기가 뒷받침 되지 못하면서 오르는 증시 ‘불장’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서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전세계 폭락장부터 2020년 코로나19 이후 코스피 강세장 등을 모두 경험한 대표적인 시황 전문가로 꼽힌다.

서 연구원은 이날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이 이끈다기 보단 삼성전자 등 외국인이 사는 종목이 한정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강세가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며 “시장의 기대처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진행돼야 하지만 과연 내년에도 AI관련 자본투자율이 증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단숨에 4000까지 오른 데에는 “(이재명 정부의 증시 정책에) 외국인의 기대심리가 강했고 금융시장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도 컸다”고 배경을 꼽았다. 그는 다만 “정책이 지연되면서 효과가 많이 약화되고 있다”며 “내년 MSCI 선진지수 워치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했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기대감과 달리 향후 한국과 전세계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AI 등의 영향으로 중산층은 무너지고 산업, 소비, 고용이 모두 양극화되는 ‘K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K자형 성장구조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은 좋지만 연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고 소비도 마찬가지”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향후 미국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그는 “(트럼프 정부의) 보편 과세 10%에 대해선 주식시장도 신경쓰지 않고 있지만, 국내 수출엔 쥐약”이라고 경고했다.

서 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수출 둔화를 가장 걱정했다. 그는 “국내 수출은 반도체가 이끌고 있지만 향후엔 결국 자동차 등이 연속적으로 좋아져야 하는데, 중산층은 망가져있고 조선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 힘들다”며 “경제 성장을 이끌만한 것들이 많지 않고, 수출이 향후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내수는 완전히 망가졌고 기술적인 부분들은 이미 중국에 역전당한 것이 많다”고 했다.

서 연구원은 특히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과도한 ‘한방’ 투자 경향성도 우려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몰려들어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지난 2007년과 올해 경향성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는 “코스피200만 추종해도 50% 넘게 수익이 나면서 기본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아졌고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대해서 무감각해졌다”며 “‘욜로(YOLO) 투자’ 등 극단성이 요즘 주식시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주식시장을 믿다보면 주식이 내려가는대로 문제가 생긴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내지 않기 위해선 철저하게 기업 가치를 따지고 글로벌 경제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