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톱다운 수사에…변호인 선임 서두르는 기업

2025-08-10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법무법인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해당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기업들이 대응 ‘총력전’에 나서면서 국내 로펌을 중심으로 방어진 구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른바 ‘김건희 집사’ 의혹에 연루된 HS효성과 카카오모빌리티는 각각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을 형사 대응 로펌으로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김 여사 측근이었던 김예성씨가 설립에 관여한 IMS 모빌리티에 투자하는 등 배임 피의자 신분으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소환 조사한 바 있다. 다우키움그룹과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등도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전시 후원 의혹과 관련 △컴투스 △희림 △신안저축은행 △GS칼텍스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 지난달 컴투스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송병준 컴투스 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송 의장은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과 검찰총장 시절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가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이 기간 코바나컨텐츠 전시에 후원을 했다. 이들 기업의 경우 아직 수사가 특검팀 수사가 본 궤도에 오르지 않은 만큼 자문 등을 중심으로 로펌과 계약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재경지검 부장검사나 검사장급 전관 변호사들도 속속 특검 피의자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대표 등이 특검팀에서 소환 조사를 받아야 했던 기업들은 사법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우선 변호인 선임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압수수색, 소환 조사 등 강제 수사 대상이 아니었던 기업들도 혹시 모를 향후 특검팀 수사 움직임을 고려해 각 로펌과 자문 계약 등에 대해 논의 중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기업과 오너들이 의혹에 연루돼 피의자·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이례적 상황이라 기업들이 우선 대처에 착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실제 특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검사장 이상 지낸 전관 변호사들 5~6명이 수소문을 해 와서 사건을 맡고 싶다는 연락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해진 기간 동안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는 특검의 수사 특성이 기업들에게 불필요한 사법 리스크를 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 등 여파에 특검발(發)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 생태계에 ‘찬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 의혹 수사의 경우 밑에 직원부터 수사해 윗선까지 이르는 ‘다운·톱’ 방식이지만 현 특검의 방식은 다르다”며 “우선 오너나 대표 등부터 소환 조사하면서 기업 내 사법 리스크 우려만 키우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특검이 수사 대상으로 올린 대상이 이른바 ‘최고 윗선’이라 일각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대응 등에 수억원의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는 씁쓸한 장면마저 연출되고 있다는 게 한 기업 관계자의 귀띔이다. 여기에 수사 기간 연장 등으로 대응 기간이 길어지면서 향후 사법 리스크 대응 비용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수사가 몰린 김건희특검의 경우 2차로 수사기간 연장을 하면 12월 초까지 수사할 수 있다. 다만 여권을 중심으로 김건희특검은 내년 초까지 수사 시한을 늘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기업 수사는 반년 가까이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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