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공지능(AI) 핵심 개발 인력 쟁탈전이 중국 빅테크 기업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생성형 AI 모델 큐윈(Qwen) 개발을 이끈 시니어 디렉터 출신인 얀즈지(鄢志杰)는 징동닷컴으로, 보리펑(薄列峰)은 텐센트로 최근 옮겼다. 두 사람은 알리바바 그룹에서 AI 개발을 주도하는 통이 연구소(Tongyi Lab) 소속으로 SCMP는 “세계적인 수준의 AI 연구를 주도하는 알리바바의 연구소 직원들이 중국 라이벌 기업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했다. 징동닷컴과 텐센트 모두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든 알리바바의 중국 내 경쟁사들이다.
지능형 음성 분야의 전문가인 얀즈지는 중국과학기술대에서 박사 학위를 마친 뒤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2015년부터 알리바바에서 근무했다. 2017년 설립된 알리바바의 첨단기술 연구기관인 다모위안(达摩院·다모 아카데미) 초창기 핵심 멤버로 합류해 음성 연구소 수석 연구원 겸 소장을 맡아 사물인터넷(IoT)과 관련된 음성 인식 분야 연구를 이끌었다. 머신 러닝 분야의 전문가인 보리펑은 시안전자과학기술대학교 출신으로 과거 아마존에서 무인매장인 아마존 고 개발팀의 핵심 멤버로 일하면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에서 전문성을 키워왔다. 2022년 알리바바에 합류한 뒤 응용컴퓨터 비전 연구소의 소장을 맡아 AI 모델의 이미지 인식 성능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얀즈지와 보리펑의 경쟁업체 이직을 두고 SCMP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AI 인재 채용 전쟁의 중국판”이라고 했다. 최근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AI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의 빅테크 업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핵심 인력 쟁탈전에 빗댄 것이다.
알리바바는 AI 개발 핵심 인재들이 연이어 경쟁사에 스카우트되자 소송 카드도 꺼내 들었다. 알리바바는 큐원 개발의 핵심 엔지니어인 저우창(周畅)과 그 팀원 11명이 지난해 9월 바이트댄스로 이직하자 “경쟁 금지 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매체들은 바이트댄스가 저우창에게 수십억원의 연봉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AI 업체들의 인재 쟁탈전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SCMP는 “바이트댄스는 지난주에만 AI 연구 관련된 65개의 채용 공고를 올렸다”며 “알리바바는 전 세계 AI 연구자를 대상으로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재 영입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