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재명 대통령 특사단이 사흘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특사단은 중국 측과 희토류 공급망 개선과 관련해 성과가 있었으며, 양국관계 현안으로 떠오른 한국 내 반중정서 해결을 위해 서울대-베이징대 공동 연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기로 했다. 한국 대중문화 전면 재개방과 관련해서는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26일 오후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사단 활동을 보고하는 간담회에서 “사흘 동안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며 양국 국민들의 실질적인 삶에 기여하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화하기 위해 최대한 힘을 합쳐 공통분모를 찾고 양국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긴밀히 소통했다”고 말했다.
특사단의 성과와 관련해 박 단장은 “서울대와 베이징대가 한국 내 반중정서의 원인과 양국 관계를 증진할 방안에 관해 공동연구를 하자고 제안했고 중국 측이 적극 동의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반중정서 관련해 대단히 강한 톤으로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거론했다”며 “특사단은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위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단속하겠지만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과 법률에서 일탈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대사 “한·중 우호감정 증진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중국 측에 문화 교류를 통해 국민감정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 재개방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특사단은 다음 달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비자 면제를 언급하며 학계와 청소년, 지방도시 간 교류를 활성화하자고도 제안했다고도 밝혔다.
박 단장은 “대중문화 콘텐츠 개방과 관련해서는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고 느꼈다”며 “중국은 유익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측이 이해하는 유익하고 건강한 문화의 기준은 다른 것 같다. 더 많은 대화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25일 왕원타오 상무부장과의 회동에서 중국에서 2016년 중단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에도 중국 측과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전했다. 아울러 “희토류 등 핵심광물 협력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타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구체적인 발표는 자제한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안중근 유해 발굴을 위해 다롄 당안관(문서고)의 자료조사 이용 범위를 확대하고 한·중 또는 남·북·중 공동연구도 가능하다고 제안했으며 중국 측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들은 것도 성과로 꼽았다. 박 단장은 안중근 유해발굴 공동조사 역시 양국 국민감정 증진에 도움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특사 방중 일정이 한·미정상회담 일정과 겹쳤지만 중국에서 이를 문제삼지 않고 양국 관계의 큰 원칙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전전했다. 중국 측이 한국을 겨냥한 날선 표현도 절제했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서해 한·중잠정조치수역에 설치한 구조물 관련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중국 측에 외교적인 표현을 넘어서는 말씀을 드렸고 한국이 여기에 대해 많은 우려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다”라고 전했다.
박 단장은 “한·중관계 관련한 모든 현안을 논의했고, 지금까지의 몇 번의 방문 가운데 가장 유익했다며”며 “중국 측에 ‘미·중경쟁 구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되돌려도 순탄한 길만 있는 건 아닐 것이다. 격변하는 국제정체 속에서 우리가 뜻하지 않은 난관을 만날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4일부터 중국을 방문한 특사단은 끝내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은 하지 못했다. 시 주석은 과거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보낸 특사를 접견한 전례가 있다.
박 단장은 관련 질문에 “중국 측은 일정상의 이유라고만 설명했다”며 “구체적 배경은 해석과 분석의 영역”이라고 답했다. 시 주석은 이날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을 만났다.
특사단은 27일 오전 한국으로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