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25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특사단을 만나 “중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 둥청구 상무부 청사에서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대한국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353억달러(약 48조9752억원)의 적자를 봤다”며 “이 적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양국 간 무역구조로 인한 정상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전날이 한·중수교 33주년이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고 파트너”라면서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3820억달러(약 529조9486억원)이며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중국의 2대 무역 파트너국이 됐다”고 했다. 그는 “양국의 교역 상품 중 90% 이상은 중간재 및 자본재”라며 “이는 양국이 긴밀한 교역파트너 관계라는 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 대통령의 통화를 언급하며 “상무부는 양국 지도자들이 합의한 공감대를 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단장을 향해서는 “중·한관계를 위해 많은 공헌을 했고 중국어도 잘해서 친밀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에 박 단장은 “한·중은 수교 이후 33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고, 성장의 토대는 경제·무역관계의 발전이었다”며 “중국은 한국의 제1교역국이 됐고, 한국은 중국의 제2교역국이 됐다”고 했다. 이어 박 단장은 “미국발 통상전쟁 글로벌 통상질서를 재편하고 있다”며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단장은 “양국관계가 지금까지 수직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수평적 관계가 될 것으로 본다. 경쟁하되 협력할 분야가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신산업 분야에서의 협력과 협력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언급했다.
박 단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이 조속히 타결되기를 희망한다”며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에 대한 공급망을 활성화하고 특히 패스트트랙과 그린 채널(희토류 수출 면허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리창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2016년 중단된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상무부는 유럽연합(EU) 기업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 관련 그린 채널을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특사단과 왕 상무부장의 면담 일정은 지난 24일 새로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