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향후 북·미 회담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peace·평화) 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 그(김정은)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35분쯤 백악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현관 앞에 직접 나와 차량에서 내린 이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좋은, 훌륭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두 정상은 이날 낮 12시에 만날 예정이었으나, 오전에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행사가 지연되면서 정상 회담 일정도 늦춰졌다.

백악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마주 앉은 두 정상은 양국의 친밀함을 과시하면서도, 회담에서 서로의 국익을 얻겠다는 의중은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잘 지내왔고, 일부 추가 무역 협상이 있는데 그것은 괜찮다. 제가 개의치 않는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러나 곧이어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원하는 뭔가를 얻게 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미 조선업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우리는 선박 계약 체결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선박을 매우 잘 제작한다. 또한 그들은 우리나라에서 조선소를 설립해 조선을 재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리는 하루 한 척의 선박을 건조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선박을 건조하지 않는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그 선박을 한국에서 구매하게 될 것이다. 또 우리 인력을 활용해 여기(미국)에서 선박을 제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세계 최고의 군사 장비를 만들고 있고, 한국은 그 군사 장비를 많이 구매하는 중요한 고객”이라며 “그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이고, (이를 포함해) 이야기할 주제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트럼프) 대통령님의 꿈으로,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다우존스 지수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는 덕담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조선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도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통상 협상 의제를 일일이 언급하는 대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은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김정은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 거기에서 저도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지도자 중에, 전 세계에의 평화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처럼 관심을 갖고 실제로 성과 낸 경우는 처음으로 보인다”며“한반도 평화의 새 길을 꼭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한국의 지도자를 경험했으나, 지금 대통령의 접근법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저는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고, 아직도 그러하다. 두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굉장히 친근한 관계가 됐고, 존중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지도자와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바로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감축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걸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기지가 위치한 부지를 미군이 소유하는 게 아니라 임차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어쩌면 한국에 우리의 큰 기지(fort)가 있는 땅의 소유권을 우리에게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