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UAE는 중동의 베이스캠프…번영의 길 함께 열어가자"

2025-11-18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취임 이후 첫 국빈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UAE가 아프리카·유럽·중동 진출의 베이스캠프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특히 한국과 UAE 간 지정학적·역사적 유사성을 부각하며 산업 부문에서도 “양국 간 시너지를 내자”고 강조했다. 이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도 양국 협력 의지를 드러내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첫날 UAE 일정에서 양국 간 각별한 인연과 공통점을 거론하며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자고 했다.

백미는 동포 만찬 간담회였다. 이 대통령은 “UAE와 대한민국은 닮은 점이 참 많다”며 “지정학적으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하는 점도 그렇지만 한편으로 보면 (양국 모두) 가진 게 별로 없이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나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인적 자원만 갖고 노력해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유일하게 산업화, 경제적 성장을 이뤄냈다”며 “UAE도 석유에 의존해 아무 걱정 없이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는데도 재생에너지, 원자력발전, 첨단 과학기술, 인공지능(AI)에 투자하지 않나. 정말로 위대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공개된 현지 언론 ‘알 이티하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양국 간 ‘새로운 백년대계’의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UAE와 신뢰 및 경제협력에 대한 공동 의지로 ‘포괄적이고 특별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으며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지로 UAE를 택한 것도 이 같은 동반자 관계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현재가 ‘무역과 투자 확대의 전환점’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기존 4대 핵심 협력 분야인 투자·방위산업·원자력·에너지뿐만 아니라 AI·헬스·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도체도 부각시켰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반도체 공급망에서 메모리칩 생산의 글로벌 리더로서 UAE가 필요로 하는 첨단 AI 메모리칩을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AI칩을 만드는 라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국내 유명 스타트업을 일일히 거명하기도 했다.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서는 “한국서부발전이 참여한 아즈반 태양광발전 사업, 한국중부발전과 UAE 국영 에너지 기업 마스다르의 재생에너지 공동 프로젝트 등에서 보듯 UAE의 태양광 에너지 잠재력과 한국의 배터리 기술을 결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라카 원전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차세대 원자력 기술 협력 확대도 당부했다.

양국 간의 신뢰 관계의 실례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국이 UAE에 의료 보호 장비를 제공하고 한국의 요소수 부족 사태 때 UAE가 대체 공급원이 돼준 에피소드를 꺼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상호 신뢰에 기반한 공급망 회복 탄력성의 경험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위기 대응의 모델이 돼야 한다”며 “양국의 상호 연결된 투자 환경과 기업 간 교류·협력의 증가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서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 분야에서는 “2030년까지 UAE에 한국문화센터를 건립해 문화 교류의 허브로 삼겠다”고 했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 문화 교류 행사 때는 UAE 측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인 전통 무용 ‘알 아이알라’를, 우리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연주곡인 ‘천년만세’를 각각 선보였다. 특히 한국의 남성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폭군의 셰프’ OST를 노래해 눈길을 끌었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아리아리랑’ 등 성악 공연도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UAE가 중동에서도 한류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나라”라며 “다들 음악을 들으면서 K컬처의 힘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UAE의 국립현충원 격인 ‘와하트 알 카라마’를 방문했다. 순직 공무원과 참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에서 이 대통령은 UAE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의 넋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명록에는 “대한국민과 함께한 님들의 숭고한 희생에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남겼다.

이후 UAE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물인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로 향했고 이곳에 있는 자이드 빈 술탄 알나하얀 UAE 초대 대통령의 영묘를 찾았다. 부인 김혜경 여사도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들이 머리에 두르는 ‘히잡’을 착용하고 이 대통령의 일정을 동행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